지난 8일 최승호 MBC 해직 PD가 사장으로 취임했다. 73일 만에 총파업의 마침표를 찍고 정상화 작업에 들어간 MBC는 멈췄던 녹화 및 방송이 재개되며 활기를 되찾았다. 새 체제가 확실한 조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빠른 인사개편이 이뤄졌다. 취임 5일 후인 13일 드라마국부터 예능국까지 모든 수장이 바뀌었다. 드라마 본부장으로 최원석 PD가, 예능 본부장으로 권석 PD가 이름을 올렸다. 본부장을 중심으로 부장급들까지 속속들이 모습을 갖추며 이전의 MBC로 돌아가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예능국은 당분간 기존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월요일 심야 자리가 비어있긴 하지만 수요일 '라디오스타' 금요일 '발칙한 동거' '나 혼자 산다' 토요일 '무한도전' '세모방' 일요일 '복면가왕' '오지의 마법사' 등 파업 이전의 프로그램으로 가동되고 있다.
파업 기간에 방송됐던 파일럿 예능 '이불밖은 위험해'나 파업 직후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은 호평을 받아 정규편성 청신호를 켠 상황이다. 올해엔 정규로 만나볼 수 없지만, 내년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내년 1월까지는 큰 변동이 없을 것 같다. 당분간 기존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지고 가겠다는 입장이기에 파일럿 예능들은 내년 개편이 본격화되면 그때쯤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드라마국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방영 중인 월화극 '투깝스'와 수목극 '로봇이 아니야' 후속이 확정되지 않았다. 편성 자체가 불안하니 촬영은 물론 캐스팅조차 확정 짓지 못했다. 2월은 통으로 비울 위기에 처했다. 드라마 시간대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나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당초 1월에 후속작들이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미뤄졌다. 지금도 상황이 같다. 아직 어떤 작품이 들어갈지 편성이 결정되지 않았다. 고심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