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은 16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을 찾아 강원 FC와 상주 상무의 KEB하나은행 K리그(1부리그) 2018 28라운드 경기를 지켜봤다. 다음 달 열리는 두 차례 A매치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10월 12일)-'북중미의 복병' 파나마(10월 16일)전에 나설 K리거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한국인 코칭스태프인 마이클 김(한국명 김영민) 코치와 동행한 그는 경기 내내 선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했다.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그가 K리그를 관전할 기회는 이번 28라운드(15·16일)와 31라운드(29·30일) 등 네 차례뿐이다. 축구대표팀은 10월 평가전 소집 명단을 다음 달 1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15일엔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린 인천전용구장을 찾았다. 서해와 인천에서 하루 만에 한반도의 동쪽인 강원을 오가는 일정을 소화하니, 말 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인 셈이다.
벤투 감독은 성공적인 A매치 데뷔 2연전을 치렀다. 그는 지난 7일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 치른 A매치 코스타리카전에서 2-0으로 이겼고, 11일 칠레전에선 0-0으로 비겼다. 특히 칠레를 상대로 4만여 관중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칠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57위)보다 45계단 위인 12위자, 2015년과 2016년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를 2연패한 강호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10월 A매치 선수 선발 기준과 관련해 "10월까지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전까지 많은 경기를 충분히 보고 분석해서 명단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기술을 갖춰야 하고 대표팀에 대한 열망이나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호 1기'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꾸려졌다면, 10월 A매치는 K리거 분석을 통해 기술과 간절함을 갖춘 '새 얼굴'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9월 A매치 2연전에서 데뷔전을 치러 합격점을 받은 황인범(22·아산 무궁화)·김문환(22·부산 아이파크) 같은 '젊은 피'를 추가로 발탁하겠다는 의지다. '벤투호 1기' 소집 명단 24명 중 황인범과 김문환을 비롯해 김민재(22) 이용(32) 송범근(21·이상 전북 현대) 문선민(26·인천) 윤석영(28·FC 서울) 홍철(28·수원) 주세종(28·아산) 윤영선(30·성남 FC) 등 절반에 가까운 10명이 K리거로 꾸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벤투 감독이 뽑을 새로운 K리거들과 함께 '벤투호 2기'에 재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파는 기존 멤버들의 재발탁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와 지동원(27·아우크스부르크)이 15일 소속팀에서 나란히 골을 터뜨렸고, 손흥민(26·토트넘) 황희찬(22·함부르크) 등도 예상대로 경기에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은 올 시즌 처음으로 결장했지만, A매치 이후 장거리 이동으로 쌓인 피로를 감안한 체력 안배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백승호(21·지로나)와 이강인(17·발렌시아)은 새롭게 승선할 가능성을 보이는 젊은 해외파다. '벤투호 2기'는 다음 달 8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소집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