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 첫 코리안 더비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26·홀슈타인 킬)과 이청용(30·보훔)은 오는 23일(한국시간) 독일 킬의 홀슈타인슈타디온에서 열리는 2018~2019시즌 정규 리그 6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리그 8위 홀슈타인 킬(승점 8)은 분위기 반전과 상위권 진출의 발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2위 보훔(승점 10)은 그로이터 퓌르트(승점 11)를 넘어 선두 등극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두 태극전사는 이번 경기에서 소속팀을 대표하는 키 플레이어(Key Player)로서 나란히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지난 7월 친정팀 전북 현대를 떠나 홀슈타인 킬에 입단한 이재성은 데뷔전에서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달 4일 열린 리그 개막전 강호 함부르크와 원정경기에서 2도움을 올리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마치 익숙한 전북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처럼 날카로운 패스와 풍부한 활동량을 보이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독일 매체 빌트는 "한국에서 온 남자가 함부르크를 침몰시켰다"며 이재성의 활약을 조명했다. 이재성은 지난달 12일 정규 리그 2라운드로 치러진 하이덴하임과 홈 개막전에서 데뷔골까지 터뜨리는 등 킬이 3라운드까지 리그 2위를 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반대로 그가 빠진 경기에서 홀슈타인 킬은 거짓말처럼 부진했다. 이재성은 지난 2일 A매치 2연전(7일 코스타리카전·11일 칠레전) 출전을 위해 팀을 떠나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이 기간 팀은 8위로 곤두박질쳤다. 홀슈타인 킬은 이재성이 결장한 4라운드 마그데부르크전(3일)에서 2-1로 이겼지만, 선발에서 빠진 지난 16일 그로이터 퓌르트전(1-4패)에선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6일 보훔에 입단한 이청용은 최근 독일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그는 16일 보훔의 보노비아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잉골슈타트전에서 팀이 5-0으로 앞선 후반 31분 공격형 제바스티안 마이어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끝날 때까지 뛰었다. 보훔은 이청용을 투입한 이후 1골을 더 보태며 6-0 대승을 거뒀다. 그는 간판선수의 상징인 '등번호 11'을 달고 뛰었다.
예열을 마친 이청용은 보훔 공격을 이끌 만한 베테랑으로 기대를 모은다. 2009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 전 경기에 출전해 두 골을 넣은 이청용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A매치에서 79경기를 소화했다. 이청용에게도 올 시즌은 중요하다. 지난 시즌부터 전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 나섰으나 대부분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교체 투입이었다. 그는 독일에서 재기에 도전한다. 이청용 측 현지 관계자는 "이청용의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청용은 데뷔전 이후 한 인터뷰에서 "여기에 올 수 있게 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기뻐해 주고 있다"며 재도약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