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S] "포에버 H.O.T." 17년 만에 지킨 약속..감동과 눈물의 콘서트 (종합)
등록2018.10.13 22:44
그룹 H.O.T.가 찬란하게 가장 빛났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갔다. 17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열고 약 4만명의 '클럽 H.O.T.' 팬들을 만났다.
H.O.T.는 13일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7년 만에 단독 콘서트 '2018 Forever(High-five Of Teenagers)'를 개최했다. 지난 2월 MBC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을 통해 재회한 H.O.T. 멤버들이 뜻을 모아 준비한 공연이다. 4만여명의 팬들과 완전체로 다시 만난 H.O.T.는 감격스러워했다.
H.O.T.는 1996년 데뷔 당시 입었던 무대 의상을 그대로 입고 등장해 데뷔곡 '전사의 후예'로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늑대와 양' '투지' 'The Way That You Like Me' 'Outside Castle' '열맞춰' '아이야' 등 7곡을 연속으로 소화한 뒤 팬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이재원은 "내년에 마흔살되는 막내 이재원이다"며 웃었다. 강타는 17년 전 그대로 "리드보컬을 맡고 있는 강타"라고 소개했다. 문희준은 "정말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17년 만에 같은 장소지만 너무 오래 걸려서 돌아왔다. 리더 문희준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토니안은 "외국인을 맡고 있다"고 했고, 장우혁은 "쿨워터와 센터장을 맡고있다"고 말했다.
2001년 2월 마지막 공연을 하고 해체한 H.O.T.. 꼭 다시 모여 인사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킨 소감을 말했다. 강타는 "이 장소에서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까지 17년이 걸렸다"고 하자 문희준은 "그때 공연장에서 대표로 제가 얘기한 게 '저희가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하고 17년이란 시간이 걸려서 죄송하다. 17년 동안 쌓지 못한 많은 추억을 오늘 갖고 돌아가달라"고 말했다. 이어 장우혁은 "실감이 안난다.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도 그렇고 많은 팬분들이 오신걸 보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토니안과 이재원도 "실감이 안난다"며 "꿈만 같다"고 했다.
17년을 한결같이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인사도 전했다. 문희준은 또 "17년 만이지만 그때 했던 약속 지킬수있게 저희를 지켜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강타는 "공연전에 부담감이나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예전처럼 좋은 무대를 보여줄수있을까'라는 걱정도 했다. 그때 친한 친구가 여기 공연장을 가득 채워줄 여러분이 좋은 공연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H.O.T.가 가장 빛났던 최고 전성기 시절을 그대로 재현했다. 의상부터 무대 위에서의 열정까지 모든 게 그대로였다. 흔들림 없는 가창력과 군무에선 그들의 연습량을 짐작할 수 있었다. 팬들도 17년 전으로 돌아가 H.O.T. 팀 컬러인 흰색 우비를 입고, 흰색 야광봉과 흰색 풍선 등을 들고 입을 모아 응원했다. 응원법 역시 그때 그대로였다.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떼창은 끊이지 않았다.
멤버들은 개인 무대도 선보였다. 하지만 완전체로 꾸미는 무대에서 더 에너지가 폭발했다. 팬들의 함성도 완전체 무대에서 더 컸다. 개인 무대 후 흰색 의상으로 갈아입고 다시 무대에 오른 H.O.T.는 '환희' '너와나' '우리들의 맹세'를 불렀다. 관객들은 눈물을 쏟아냈고, 멤버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강타는 "이 노래를 부를 때 마다 울컥한다"고 말했다. '캔디'와 '행복', '내가 필요할 때' 무대로 이어지면서 공연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캔디' 때 무대 의상을 그대로 입고 오른 멤버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팬들 얼굴엔 행복함까지 묻어났다.
멤버들은 이날 눈 앞에 펼쳐진 4만 명의 관객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차례 말문이 막혔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정말 실감이 안난다"라는 말을 반복했을 정도. 공연 막바지에 이르면서 토니안과 장우혁, 이재원 등 멤버들의 눈엔 눈물이 맺혔다. 눈물엔 감사함, 미안함, 감동 등의 모든 감정이 다 담긴 듯 했다.
다시 뭉친 H.O.T.는 팬들에게 또 다른 기대감을 품게 하는 메시지도 전했다. 강타 "늦었지만 이렇게 함께 모여서 기쁘다. 이렇게 자주 모였으면 좋겠다"며 또 다른 만남에 대한 바람을 직접 밝혔다. 이날 솔로 신곡을 발표한 토니안은 "다섯명의 곡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 된 상황이다. 그 날(H.O.T. 신곡 발매 날)이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이재원은 "포에버 H.O.T."를 외치며 "오늘이 꿈만 같다. 이 무대가 H.O.T.의 새로운 페이지를 써 나가는, 그런 한 페이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H.O.T.는 14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14일 공연도 4만석 전석 매진됐다. 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