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②]수현 "에즈라 밀러와 친해지려 노력, 공연도 찾아가"

배우 수현에 대한 오해가 몇 가지 있다.

교포·시민권자·혼혈 등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해당 사항이 없다. 수현은 한국인이다. 어린 시절 6년간 외국에 산 게 전부지만 그때의 영향과 대학교 시절 국제학부 전공이 맞물리며 한국인이 아니라는 오해를 산다.

"한국에 집이 없는 줄 아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물론 교포로 오해하는 분들도 아직 많고요. 어린 시절 외국 생활로 여러 문화를 수용하는 사람일 뿐 검은 머리 외국인 이런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한국 작품을 하지 않는다는 오해도 있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우리에게 수현의 이름을 각인시킨 건 '어벤져스' 출연이 강하다. 지금도 수현의 이름 앞에 '어벤져스'가 붙고 이번에도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범)'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국 작품을 하지 않는 다는 건 오해다. 2년 전 MBC '몬스터'가 최근 작품일 뿐.

이번에 개봉한 '신동범'에서 맡은 내기니 역할로 본의아니게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백인 남성이 사역하는 동물(뱀)이 아시아 여성이었다는 점이 논란이 됐지만 작가 조앤 K. 롤링은 "나가(Naga)는 인도네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뱀 같은 신화적 동물로 내기니는 이 나가에서 유래한다"고 부연설명했다. 수현도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논란은 전혀 생각지 못했어요. '뜻깊다'고 여겼고 백인들이 많은 프랜차이즈 작품이니 기뻐해 주지 않을까 했어요. 그렇다고 이런 논란을 부정적으로만 보진 않아요. 동양인이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목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잖아요. 단순한 애완뱀이라고 하기엔 강한 캐릭터에요."

대학 시절 기자 생활을 3년간 해서인지 누구보다 친절한 인터뷰이였다. 술잔을 기울이며 국내외 활동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신동범' 오디션은 어땠나요.
"원래 오디션을 볼 때는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정말 하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그래서 더욱 오디션을 보고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길다고 느꼈고요."
 
-촬영 분위기는요.
"1920대 배경인데 굉장히 가족적인 분위기였요."
 
-동양인에 대한 텃세도 있나요.
"그런 걱정을 했어요. 저는 '신동범' 팀에 나중에 합류한거잖아요. '과연 내가 잘 융화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요. 전혀 아시아인들에게 텃세가 없다면 거짓말인데 이번엔 가족같은 분위기를 많이 느꼈어요.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도 배웠고요."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이 많나요.
"우선 동양인 캐스팅되면 어떻게 출연했나에 대해 궁금해해요. 그러면서 이상한 소문이 날 때도 있지만 다행히 저는 '동양에 투자자가 있어 캐스팅된 배우다'는 인식은 없어요. 그것 만으로 긍정적인 걸 끌어냈다고 봐요."
 
-에즈라 밀러와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어요.
"감독님도 일단 둘이 친해지라고 해 서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얼마 전 에즈라가 한국에 와서 공연했을 때도 갔고요."
 
-한국계 배우의 활약이 돋보여요.
"산드라 오나 존조 등 사실 그런 역할들이 동양인들에게 잘 주어지기 쉽지 않은데 너무 잘 살렸어요. 저에게도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고요."
 
-왜 수현을 선호하는지 물어본 적 있나요.
"직접 물어본 건 아닌데 에이전트가 말하길 '동양인 중에 외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언어를 조화롭게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반응해주더라고요."
 
-본인의 생각은요.
"한국 사람이지만 해외 생활을 한 건 맞잖아요. 그냥 한국인과는 다른 무언가가 그들에겐 느껴질 수 있죠."
 

-여전히 교포로 아는 사람이 많죠.
"전보다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거 같아요. 한국에 집이 없는 줄 알더라고요. 시민권자·교포·혼혈 절대 아니에요. 국제학부 출신이라는게 부각되면서 그런 식으로 보였나봐요."
 
-토익 만점도 화제였어요.
"정말 밝히려고 한 게 아니라 모델 대회때 대기실에서 하는 말이 새어나갔어요. 토익 만점이 아려지고 대학 특례 소문도 돌았는데 모두 사실이 아니에요. 한국에서 태어났고 외국 생활을 6년한건데 그 영향을 많이 받았나봐요. 지금은 당연히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신인으로 아는 사람도 많죠.
"데뷔한 지 오래된 신인으로요.(웃음) '어벤져스'때 처음 알았다는 사람도 많았어요."
 
-국내작은 '몬스터'가 마지막이에요.
"그때도 외국 작품과 병행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한 달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네 번 오갔어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촬영하고 끝나면 다시 남아공으로 날아가고. 몸이 너무 안 좋았어요. 몸이 시차 적응을 못 하더라고요. 스케줄이 그렇게 맞은 것도 기적이었어요."

 
김진석 기자 [e-mail]
사진=김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