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결전지' 아랍에미리트(UAE)에 입성, 내년 1월 개막하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대비해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이번 대회에는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그리고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임 후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 걸려 있는 만큼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특히 4년 전 호주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숨김 없이 내비쳤다. 당시 한국은 결승에 올라 개최국 호주를 만나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1-2로 패해 아쉽게 우승컵을 놓친 바 있다.
아시안컵을 경험해 본 선수는 9명이다. 대표팀의 주축인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보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 5명이 2011년 카타르 대회 때부터 참가해 3회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김승규(빗셀 고베)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진수(전북 현대)는 2015년 호주 대회와 이번 대회,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2011년 카타르 대회와 이번 대회에 출전해 각각 2번의 참가 경험을 쌓게 됐다.
아시안컵에 첫 출전하는 선수들은 과반수를 훌쩍 넘는 14명이다. 아시안컵 스타로 등극할 만한 가능성을 갖춘 선수들도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갓의조' 황의조(감바 오사카)다.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득점왕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소속팀에 복귀해서도 연속골 행진을 벌이며 승승장구, 벤투호에 꾸준히 승선해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성인 대표팀이 출전하는 아시안컵을 아시안게임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지만, 현재 황의조의 상승세라면 아시안컵에서도 충분히 득점왕까지 노려 볼 수 있다는 예측이 쏟아진다. 황의조 개인에게도 아시안컵은 꿈에 그리는 유럽 진출을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안컵까지 평정한다면 그를 향한 유럽 팀들의 관심도 더욱 구체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 명의 아시안컵 스타 후보는 조현우(대구 FC)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선방 쇼를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현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황의조, 손흥민과 함께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선 무실점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 만큼, 골대를 지키는 최종 수비수 조현우의 활약도 팬들의 눈길을 끄는 포인트다. 주목도가 높은 만큼 스타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황의조나 조현우처럼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 외에도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 K리그2(2부리그) 득점왕 나상호(광주 FC)나 아시안게임 스타 황인범(대전 시티즌) 도 첫 아시안컵 무대에서 기량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미래가 촉망되는 어린 선수들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얼마나 보여 주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표팀에서 입지도 달라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운 수비 부문도 마찬가지다.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이나 김민재(전북 현대) 등 한국 수비를 이끌어 갈 재목들에게 아시안컵은 그 어떤 대회보다 중요한 기회가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