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말 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내년 초 이사 대부분을 새로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과 이사들은 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하고, 협회에 산적한 각종 사안들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일간스포츠는 KLPGA 기획 진단 두 번째로 편 가르기와 파벌, 권력화로 얼룩진 KLPGA 대의원과 이사들의 백태를 들여다본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2월, 2019년 KLPGA 투어 스케줄을 발표했다. 숫자를 놓고 보면 대회 수 29개, 총상금 약 226억원, 평균 상금 약 7억8000만원. KLPGA는 "지난 시즌 대회 수 28개, 총상금 206억원보다 1개 대회가 증가하고 총상금은 20억원 늘어났다"고 밝혔고, 투어 스케줄을 전하는 기사마다 '역대 최대 규모' '역대 최고 금액'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들어갔다.
실제로 KLPGA 투어는 꾸준히 발전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상금액을 살펴보면 2015년 6억3800만원·2016년 6억6300만원·2017년 6억9000만원·2018년 7억3600만원으로 증가해 왔다. 올 시즌 투어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평균 상금액 7억8000만원으로 작년보다 증가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대중적 인기를 얻고 발전 추세인 KLPGA의 현황을 생각하면 투어 자체가 '발전'보다는 '제자리걸음'에 가깝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32개 대회가 치러진 2016년 이후 2017년과 2018년 투어 개수가 각각 30개·28개로 줄었고 올해도 29개로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당초 발표한 투어 스케줄에 비해 1개 대회씩 덜 치러졌던 2016년과 2017년의 사례도 생각해야 한다.
규모 면에서도 올 시즌이 역대 최고 금액이라고는 하지만, 2018년 총상금 206억 규모에서 15억원의 상금이 걸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추가되며 전체 규모가 커졌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올 시즌 신설된 3개 대회 중 하나다.
1월 끝난 대만 여자오픈과 4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그리고 10월 열리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2019시즌 KLPGA 투어에서 새로 선보이는 대회들이다. KLPGA 투어는 "대만 여자오픈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아시아 지역 협회가 연계된 아시안 LPGA 시리즈 구성에 주축을 이룰 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대회 신설로 인한 전체 규모 확대에 가시적인 성과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본고장은 미국 LPGA인데 엉뚱하게 아시아와 연계도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협회가 가장 큰 성과이자 치적으로 생각하는 투어 증가를 통한 규모 확대 공약마저도 그 숫자와 실상을 체크해 봤더니 그저 공염불에 불과했다는 얘기가 된다.
투어 신설과 아시아 LPGA 시리즈 구성으로 투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KLPGA 측의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야 할 필요가 있다. KLPGA가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투어 경쟁력 공고화'를 선언한 이상, 세계 여자 골프의 선두주자로 '최고'의 레벨에 맞는 투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