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대통령배 야탑고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낸 마산용마고 박부근. 청주=배중현 기자 박부근(18)이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마산용마고가 대통령배 16강에 합류했다.
마산용마고는 23일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제53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32강전에서 야탑고를 3-2로 꺾었다. 오는 25일 상원고를 꺾고 16강에 선착해 있는 충암고와 8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지난 6월에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풀어낼 기회를 잡았다.
마산용마고는 2회 말 선제점을 뽑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범진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했다. 김건우가 내야 땅볼로 물러나 찬스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박성재가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야탑고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0-1로 뒤진 6회 초 선두타자 손해은이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후속 길지석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 무사 1,2루. 이어 유제모 타석 때는 번트 안타까지 나와 무사 만루가 됐다. 투수와 포수 사이 애매한 위치에 공이 떨어졌고 마산용마고 투수 권태경의 1루 송구가 늦었다. 이어 대타 최수종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이 됐다. 1-1로 맞선 무사 만루에선 최요인의 적시타가 나와 1-2로 점수가 뒤집혔다. 탄탄한 투수력을 갖춘 야탑고의 전력을 고려하면 '뒤집기'가 쉽지 않았다.
위기에서 빛난 선수는 박부근이었다. 1-2로 뒤진 7회 말 1사 1루에서 야탑고 바뀐 투수 박명현의 4구째를 걷어 올려 좌측 펜스를 넘겼다. 박명현은 올 시즌 고교리그 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62를 기록 중인 수준급 사이드암이다. 제구가 낮게 형성돼 좀처럼 때리기 쉽지 않은 유형이다. 110타자를 상대해 단 하나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부근은 박명현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문남열 감독대행은 "부근이는 공수주가 되는 선수다. 발도 빠르고 수비도 잘한다. 방망이도 소질이 있다"며 "원래는 1번 타자다. (21일에 열린) 인상고전에서도 1번을 맡았다. 그런데 최근 타격감이 좋아서 3번에 배치했는데 그게 적중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박부근은 "직구 하나만 노렸다. 과감하게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방망이가 생각보다 타이밍이 잘 맞아서 중심타선으로 올라갔다. 연습경기에선 홈런이 있었는데 실전에선 처음이다. 황금사자기에서 준우승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성적 거둬 좋은 추억 만들고 싶다"고 했다.
마산용마고는 유독 전국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준우승 1회)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준우승 5회)에서 총 6번 결승에 올라 모두 패했다. 대통령배에선 2000년 4강이 최고 성적이다. 올해는 신인 1차 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투수 김태경과 황금사자기 타격 3관왕 김혁준 등 투타 전력이 고르다. 문남열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게 있다. 의욕이 강하다"며 "태경이는 1차 지명을 받을 정도로 뛰어나고 나머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