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다. 여름 시장,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울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나란히 출격한다.
영화 '사자(김주환 감독)와 '엑시트(이상근 감독)'는 31일 문화가 있는 날 공식 개봉, 드디어 관객들을 만난다.
올 여름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부터 시작된 한국 영화 빅4 대결은 '나랏말싸미'가 각종 논란과 이슈에 휩싸여 개봉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무너지면서 초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라이온 킹', '알라딘' 등 디즈니와 맞붙은 1차전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지만, 2차전은 다르다.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이다.
사전 예매율은 나쁘지 않다. '엑시트'와 '사자'가 나란히 외화를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개봉 당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은 '엑시트'가 24.0%, '사자'가 23.7%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엑시트'는 사전 예매량 20만 장을 넘겼고, '사자' 역시 19만8031만 장을 확보했다.
두 작품을 놓고 비교하면 예매율 0.3%, 예매량 약 2300 장이라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개봉 첫 날 어떤 작품이 먼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엑시트'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청년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의 기상천외한 용기와 기지를 그린 재난탈출액션이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대 영화의 경쟁은 곧 영화를 이끈 배우와 배우의 경쟁이기도 하다. '엑시트'의 조정석·윤아, '사자'의 박서준·안성기·우도환은 여름 텐트폴 영화 주역으로 흥행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
국민배우 안성기를 제외하면 충무로에서는 '젊은 피'에 속하는 배우들이다. 분명한 대세에 여러 작품을 통해 그 능력도 인정 받았지만, 아직 '흥행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애매한 것이 사실.
때문에 각 배우들에게는 이번 작품의 흥망이 스크린 주역으로 존재감을 자리매김 시키는데 굉장히 중요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누가 웃고 울게 될지, 아니면 모두 같이 웃을지 영화계 안 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에만 1000만 영화가 4편이나 탄생했다. 극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영화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가장 많이 극장을 찾는 여름 시장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기다.
'사자'와 '엑시트'는 극과극 장르를 자랑, 그 강점 역시 명확하다. 준비는 끝났고 남은 것은 관객과의 소통 뿐이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로 함박웃음을 짓게 되길, 응원의 목소리가 크다.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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