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제공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시즌 초반 판도는 외인이 쥐고 있다. 개막 시리즈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 시즌, 득점 부문 1~6위는 모두 외인 선수가 차지했다. 이전 시즌도 5걸 안에 국내 선수는 없었다. 팀당 1명씩 보유하고 있는 외인 선수의 공격력은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 한 순간에 우승 후보도 도약하기도 한다. 변수가 많은 올 시즌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은 보물을 얻었다. 외인 안드레스 비예나(26)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트라이아웃이 열린 5월에는 V-리그에 지명된 역대 외인 가운데 최단신(192cm)으로 주목받았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기 위해 고심 끝에 비예나를 지명했다"며 배경을 설명했지만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일 막을 내린 KOVO컵에서 자신이 지명된 이유를 증명했다. 다섯 경기에서 122득점을 기록했다. 탄력과 민첩성 그리고 공격 기술 모두 빼어났다. 무엇보다 수비력과 허슬 플레이가 돋보였다.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12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개막전에서도 빛났다. 두 팀 합계 최다인 30득점(공격성공률 56.86%)을 하며 대한한공의 첫 승을 견인했다. 이 경기에서 서브와 리시브 능력은 제대로 발휘가 되지 않았다는 평가.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서 뛰며 득점 부문 3위에 오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8)을 선택했다. 전광인, 문성민, 신영석 등 토종 득점원이 탄탄한 팀이기에 상대적으로 외인 의존도가 낮은 팀이다. 에르난데스처럼 검증된 외인이 가세한 덕분에 시너지가 기대된다. 컵대회를 통해 건재한 기량을 증명했다. 시즌 개막전에서도 22득점을 했다. 서브와 리시브 효율이 관건이다.
2018~2019시즌 최하위 한국전력은 역대 가장 뛰어난 외인으로 불리던 가빈 슈미트(33)의 가세 효과에 기대를 건다. 그는 삼성화재의 왕조 시절을 이끌며 득점왕만 세 차례 차지한 선수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KOVO컵에서도 세 경기에 출전해 68득점을 하며 건재를 증명했다. 토종 에이스 서재덕이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난 상황. 가빈 효과는 절실하다. 관건은 노쇠화 여부다. 30대 중반에 다가선 나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OK저축은행도 대한항공처럼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없는 레오 안드리치(25)를 선택했다. 컵대회 세 경기에서 준수한 공격 성공률(60.42%)을 기록했다. 아직 기량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석진욱 감독은 서브와 수비력을 높이 평가했다.
사진=KOVO 제공 다른 세 팀은 시작부터 악재가 있다. 트라이아웃에서 지명한 선수들이 모두 이탈했기 때문이다. 우리카드는 리버맨 아가메즈가 허리 디스크 파열로 이탈했고, 대체 선수 제이크 랭글로이스는 기량이 마뜩찮았다. 결국 이전 두 시즌에 한국 무대에서 뛰었던 펠리페 안톤 반데로(31)를 영입했다.
그나마 우리카드는 상황이 낫다. 펠리페는 적응기간이 불필요하다. 기량도 증명했다.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13일 삼성화재전에서는 한층 성숙해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반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새 얼굴의 적응력이 관건이다. 삼성화재는 트라이아웃에서 지명한 조셉 노먼이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그 자리에 영입한 안드레아 산탄젤로(25)는 연습경기 도중 발목을 다쳤다. 우리카드와의 시즌 개막전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셧아웃 패전을 당했다.
KB손해보험도 가빈과 함께 트라이아웃 대어로 평가된 마이클 산체스를 영입했지만, 그가 오른 어깨 부상을 당한 탓에 미디어데이가 열린 10일에야 대체 외인 브람 반 덴 드라이스(30)의 발표를 공식화했다. 기량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