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2)가 쏟아낸 감탄사다. 음바페의 말에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경기 무패(21승1무),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39경기 연속 무패(34승5무)를 질주 중인 리버풀을 향한 존경심이 듬뿍 묻어난다. 올 시즌 리버풀이 보여주고 있는 압도적인 행보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이는 음바페 뿐만이 아니다. 영국 현지 언론은 이미 리버풀의 우승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으며, 관심사는 '언제' 우승을 확정지을 지, 그리고 '무패' 우승이 가능할 지에 모아지고 있다.
패배를 잊은 리버풀은 24일 몰리눅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2020 EPL 24라운드 울버햄튼전에서 23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경기력을 자랑하며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클럽월드컵까지 모든 대회에서 승승장구 중인 리버풀의 기세를 생각하면 이들의 무패 행진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클럽월드컵 일정 때문에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21승1무(승점64)를 기록 중인 리버풀은 24라운드까지 마친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51)에 크게 앞서있어 우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직전 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둔 뒤 리버풀 팬들은 참고 참았던 '우승 송'을 열창했다. 2013~2014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역전 우승을 내줬던 아픈 기억 때문에 '설레발'을 치지 않으려던 팬들의 각오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무너졌다. 남은 16경기 중 10경기만 승리해도 맨체스터 시티의 성적과 관계 없이 우승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팬들은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필드가 떠나가도록 "우리는 리그에서 우승할 거야"라는 기쁨의 노래를 불렀다. 위르겐 클롭(53) 리버풀 감독은 "팬들은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지금 팬들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일 것"이라며 목전으로 다가온 우승에 열광하는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2위 맨체스터 시티의 추격세를 감안해도 3~4월 중으로는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많은 이들의 관심은 그들이 또 한 번의 무패 우승 역사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EPL에서 무패 우승은 단 두 번 있었는데 1888~1889시즌 프레스턴 노스 엔드, 그리고 2003~2004시즌 아스널이다. 하지만 프레스턴 노스 엔드가 EPL의 전신인 풋볼 리그에서 무패 우승에 성공했을 때는 경기 수가 22경기(18승4무)에 불과해 사실상 EPL의 무패 우승이라고 하면 2003~2004시즌 아스널(26승12무)을 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킹' 티에리 앙리(43)를 비롯해 데니스 베르캄프(51) 로베르 피레(47) 옌스 레만(51) 등이 버티고 있던 당시 아스널은 이 시기에 49경기 연속 무패(36승13무)를 달성해 EPL 최다 연속 무패 1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당시 아스널과 비교했을 때 현재 리버풀의 기세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빅4' 혹은 '빅6'로 불리는 선두권 팀들도 리버풀을 견제하기엔 벅찬 모습이다. 리그 최소 실점 1위(14실점) 최다 득점 2위(52골)이라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 리버풀의 공수 밸런스는 완벽하다. 사디오 마네(28)-호베르투 피르미누(29)-모하메드 살라(28)가 이끄는 공격진은 물론 발롱도르 2위 버질 반 다이크(29) 조던 헨더슨(30) 등이 버티고 있는 수비진의 무게감도 대단하다. 특히 맨유전에서 반 다이크가 골을 넣고 골키퍼 알리송 베커(28)이 정확한 패스로 살라의 추가골을 도왔듯 중요한 순간 언제든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까지 보유한 수비진의 활약은 대단하다. 아스널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71) 감독은 "리버풀이 기록한 득실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훌륭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경기하면서 계속 승리할 것이란 마음가짐은 무패 우승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고, 리버풀은 이를 지니고 있다"며 또 한 번의 무패 우승 신화 가능성을 높이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