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있으면 웬만한 곳에서 결제가 가능해진 시대가 오면서 신용카드라면 떠오르던 ‘플라스틱 플레이트’의 형체가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이 잇달아 ‘모바일 전용 카드’ 상품을 출시, 미래의 금융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전용카드’…플레이트 없애고, 고객 서비스 넓혀 출시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하나카드가 플라스틱 플레이트가 존재하지 않는 카드를 내놨다. 하나카드가 새롭게 간판 신용카드 시리즈로 내놓은 첫 번째 상품 ‘모두의 쇼핑’ 카드다. ‘모두의’라는 이름은 하나금융그룹이 올해부터 새롭게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인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에서 따 왔다.
모두의 쇼핑 카드는 플라스틱 카드가 제공되지 않는 완전 모바일 앱 카드로, 모바일 기술과 언택트(비대면) 소비 환경에 특화된 상품이다.
모두의 쇼핑 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하나카드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온·오프라인 쇼핑 업종에서 기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기본 혜택으로 이용실적 30만원 이상 시 주요 온라인 쇼핑몰(쿠팡·11번가·G마켓·옥션·위메프·인터파크·티몬) 이용금액의 10% 적립과 함께 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백화점(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가구(이케아) 이용금액의 5% 적립 혜택을 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카드는 시리즈 중 첫 상품으로 모두의 쇼핑 카드를 출시했으며, 이후에도 언택트 트렌드를 반영한 시리즈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앞으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중점인 ‘직장인의 기쁨’ ‘여행자의 기쁨’ ‘집사의 기쁨’과 서비스에 중점을 둔 ‘모두의 건강’ ‘모두의 구독’ 시리즈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신한카드가 플레이트 없는 디지털 방식 결제 플랫폼 ‘디클럽(D-Club)’을 1만명을 대상으로 실험에 나선 바 있다. 카드 상품을 출시한 것은 아니지만, 신한카드 디클럽을 통해 카드 신청부터 발급·이용·상담 등 신한카드 이용 경험의 전 과정을 플라스틱 카드 없이 신한페이판(PayFAN)을 통해 구현한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디클럽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도난이 의심될 때마다 카드번호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디지털 보안 서비스’, 스마트한 카드설정을 위한 카드사용 ‘온·오프 기능’, 취향에 맞게 꾸미는 '카드 디자인 셀프 선택' 등 모바일 카드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 상반기 중에는 KB국민카드가 비슷한 형태의 모바일 전용 카드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패했던 ‘모바일 전용카드’…앞으로가 기대
4~5년 전에도 모바일 전용의 신용카드 상품들이 출시된 적은 있다. 그러나 당시는 지금처럼 모바일 결제 환경이 제대로 깔려 있지 않아 대부분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 2016년 6월 신한카드가 내놓은 ‘신한카드 오투오(O2O)’ 모바일 전용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각종 간편 결제에 카드를 등록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모바일 특화상품으로, 신한 FAN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대다수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이었다.
하나카드의 ‘모두의 쇼핑’ 카드와 비슷하게 오투오 카드도 플라스틱 카드 제조·배송 비용 등이 들지 않는 점을 활용해 고객 혜택을 강화한 게 강점이었다.
당시 한국은행은 30~40대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모바일카드의 수요가 높다고 봤지만, 업계에서는 모바일전용카드 출시를 확대하는 게 아직 섣부르다는 분위기였다. 4~5년 전만 해도 모바일 결제 제휴를 맺지 않은 일반 가맹점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었고, 모바일 카드의 경우 일반 신용카드처럼 현금서비스나 카드론도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금융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 중심으로 변하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앞으로는 모바일 결제 환경을 고려한 완전 디지털 결제 수단인 ‘플레이트 없는 카드’ 출시가 카드 업계의 주요한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플레이트가 없는 카드도 이제는 디지털 기반 모바일 결제 환경이 구축된 만큼 젊은 세대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