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 이민호(19)의 올 시즌 선발 등판 내용을 보면 1선발 못지않다. 계산이 서는, 안정감 갖춘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나날이 발전한다.
이민호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4사구 1개·1실점으로 잘 던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타이, 투구 수는 최다(112개, 종전 100개)였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7회 말 2사 후 결승 2점 홈런을 때려 이민호는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라모스의 타구가 넘어가는 순간, 이민호는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려 환호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 중인 그는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선 평균자책점 1.40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프로 첫 선발 등판이던 5월 21일 삼성전에서 5⅓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승을 거둔 그는 지난 2일 삼성과의 경기에는 7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올렸다. 최근 두 경기 연속 7이닝 투구를 한 이민호는 총 세 차례 선발 등판 모두 큰 흔들림 없이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번 시즌 LG 1차지명으로 입단한 신인 투수지만 지금까지 겁 없는 투구로, 어느 팀 에이스와 견줘도 손색없는 모습이다. 앞서 두 차례 선발 등판은 삼성을 상대로 호투했고, 이날은 처음 만난 SK를 상대로도 잘 던졌다.
이민호는 이날 1회 1사 후 대졸 신인 최지훈에게 중견수-유격수-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다. 이때 LG의 2루가 비어있자 최지훈은 과감한 주루로 행운의 안타를 2루타로 만들었다. 이민호는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제이미 로맥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이후에는 실점 없이 넘겼다. 2회와 3회 1사 후에 내야 안타를 내줬을 뿐, 4회와 5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6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최지훈-후속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놓였다. 후속 로맥은 우익수 뜬공, 정의윤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상대의 더블 스틸로 2사 2·3루를 맞았으나 정진기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고 이닝을 매조지했다. 투구 수 98개에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2사 후에 몸에 맞는 공으로 이날 첫 4사구를 내줬으나, 노수광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5월 중순 공석이던 5선발 운용에 대해 "이민호와 정찬헌을 번갈아 기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등판 후 엔트리 제외를 통해 열흘 간격의 등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갖고 있는 정찬헌의 신체적 부담, 신인 이민호의 정신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민호의 선발 호투가 계속 이어지자 류 감독은 최근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인데 엔트리에서 빼기 너무 아깝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만큼 이민호의 투구에 사령탑은 그저 흐뭇하다. 이민호가 연이은 호투로 신인왕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