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관객의 발길이 뜸해진 극장에 확진자가 연이어 방문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은 아르바이트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해당 직원의 확진 즉시 상영을 중단하고 방역 작업에 들어갔다. 해당 직원은 19일까지 근무했으며, 함께 근무한 직원들 역시 검사를 받았다. CGV는 영업 재개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오는 25일까지 예매를 받지 않고 있다.
앞서 15일과 16일에도 확진자가 방문해 20일 임시 휴업을 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9일에도 확진자가 다녀갔고, 12일 문을 닫고 방역 조치를 취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은 국내 극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만큼 많은 관객이 찾는 지점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도 직격타를 맞았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극장이 생겨났다. CGV 인천연수점도 같은 건물 입점 업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지난 20일 잠시 문을 닫았다.
다행히도 극장발 N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관객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극장은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는 다중이용시설이며, 상영관은 밀폐된 장소에 가깝다. 게다가 한 번 상영이 시작되면 2시간 정도 머물게 된다. 일부 관객이 음식물을 먹으며 마스크를 내리기도 한다. 확진자가 다녀간 후 며칠이 지나서야 시행되는 방역 조치로 완벽히 안심할 수는 없다.
연이은 확진자 출현에 잔뜩 긴장한 극장들은 좌석 간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응에 나섰다.
CGV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후 좌석 재조정에 나섰다. 70% 수준까지 올라갔던 좌석 가용률을 50%까지 줄였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아이맥스관을 매진시킨 영화 '테넷(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프리미어 시사 예매를 일제히 취소하는 결단을 내렸다.
메가박스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당초 전국적으로 60%, 수도권 지역에서만 50% 수준으로 가용률을 조정하려 했으나, 전국 직영점 모두 50%로 축소하기로 확정했다. 66.4% 정도의 가용률로 좌석을 운영하던 롯데시네마 또한 50%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극장을 찾은 총 관객 수는 지난 8일 72만 9446명까지 치솟았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초로 4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극장 정상화의 희미한 빛이 조금씩 선명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평일 하루 10만 명대로 관객 수가 급감했다. 22일 토요일에도 20만 명이 채 안 되는 19만 5219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에 그쳤다.
성급한 정상화보다 관객의 안전이 우선이다. CGV는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관람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고, 메가박스는 "각 극장은 방역체계 재점검을 진행하며 수시방역을 통해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