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0세가 넘어야 출전할 수 있는 챔피언스 투어의 고참 선수들은 올해 걱정이 많다. 거물 신인 선수들이 대거 몰려오기 때문이다. 걱정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필 미켈슨이 2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 주 리지데일의 오자크스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PGA 챔피언스 투어 찰스 슈와브 시리즈 앳오자크스내셔널에서 합계 22언더파로 4타 차 우승했다.
이 대회는 미켈슨의 챔피언스 투어 데뷔전이다. 1970년 6월 생으로 챔피언스 투어에서 가장 젊은 미켈슨은 첫날 챔피언스 투어 최저타 타이인 61타를 치는 등 초반부터 압도했다.
타이거 우즈는 “미켈슨은 PGA 투어에서도 소문난 장타자인데 챔피언스 투어에서는 훨씬 더 유리할 것이다. 매주 우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해 고참들을 긴장시켰다. 1970년생 거물 루키는미켈슨 뿐 아니다. ‘8자 스윙’ 짐 퓨릭도 이달 초 열린 앨리 챌린지에서 데뷔전을 치러 역시 우승했다. 한국의 탱크 최경주와 왼손잡이 마이크 위어도 1970년생으로 챔피언스 투어에서 우승을 벼르고 있다.
1969년 말에 태어난 선수들도 올해 챔피언스 투어 루키다. 전세계에서 71승을 한 명예의 전당 입회 선수 어니 엘스(69년 10월생)가 대표적이다. 엘스는 올해 챔피언스 투어 데뷔전에서 2등을 했고 세 번째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들이 PGA 투어에서 낸 기록은 대단하다. 미켈슨은 44승, 엘스는 19승, 짐 퓨릭은 17승, 최경주와 위어는 8승씩으로 다섯 선수만 해도 96승(메이저 11승)이다. 2020년 챔피언스 투어 루키의 통산 승수를 합치면 100승이 넘는다.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골프 황제와 경쟁해 낸 기록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특히 미켈슨과 엘스는 우즈에게 도전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거물 선수들은 챔피언스 투어에 나갈 나이가 되더라도 PGA 투어에 전념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미켈슨도 PGA 투어에 뛰다 플레이오프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해 이 대회에 나왔다.
최경주는 “만 50세를 갓 넘긴 거물 선수들이 챔피언스 투어에 나가서 상금을 쓸어 가면 고참 선수들이 좋아하지 않아 눈치도 본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상황이 좋지는 않다. 올 시즌 미국 챔피언스 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27개 대회 중 15개 대회가 취소됐다. 가물에 콩 나듯 대회가 열리니 매 대회 거물 신인들이 대거 참가한다. 최근 4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루키들이 우승을 쓸어갔다.
챔피언스 투어는 오랫동안 베른하르트 랑거와 스콧 캐머런 등이 활약했다. 올해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970년생 유명 골퍼는 LPGA 투어에서 72승을 기록한 안니카 소렌스탐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