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고스톱 모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추가됐다. 이로써 2일까지 울산 고스톱 모임 관련 확진자는 12명으로 늘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101~105번 환자가 지난달 27일 중구의 한 가정집에서 있었던 고스톱 모임에 참석했다가 2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달 25, 27일에 고스톱 모임이 있었고 모두 25명이 참여했는데 현재까지 1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음성이거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울산에서 고스톱 모임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달 30일이다. 지역 88번이자 67세 남성이 감염됐는데 감염원을 몰라 동선을 파악하던 중 이 남성이 “5일 전 지인의 집에서 고스톱을 쳤다”는 이야기를 했다.
울산시는 급히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확인 결과 88번을 포함해 총 6명이 남구의 한 가정집에서 고스톱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였다고 한다. 다음날인 31일 함께 고스톱을 한 4명(92~95번)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6명 중 5명이 감염된 셈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이 모임은 94번 확진자의 집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92·93번 확진자는 지인으로 94번 확진자 집에서 함께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집에는 94번의 아들과 며느리, 딸 3명도 같이 살고 있다.
울산시는 추가 감염자들을 상대로 동선 조사를 했다. 그런데 이번엔 95번 확진자가 “지난달 27일에 다른 사람의 집에서 고스톱을 했다”고 진술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에 따르면 8월 27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19명이 모여 밤을 새워 고스톱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 등 음료와 음식도 나눠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이후 1일 2명의 확진자(96번, 97번)이 나오고 하루 뒤 5명(101~105번)의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했다. 이들은 96번의 집에서 고스톱을 했다. 이들 감염자 12명의 평균 연령은 71.6세다.
94번과 96번 확진자의 집은 평범한 가정집인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1년여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어르신들이 모이던 일종의 동네 사랑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큰 돈을 걸고 하는 그런 도박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다만 감염자 중 또 다른 곳에서 고스톱을 했을 수 있어 시에서는 이들의 동선을 파악 중이다. 또 88번 확진자는 가장 먼저 감염돼 3차 감염(88번→95번→96, 101~105번)까지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도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울산시에서 GPS를 조사한 결과 증상 발현 수일 전부터 88번 확진자가 울산을 벗어난 기록이 없었다. 다만 그는 지난달 22일 북구 소재 장례식장을 방문했고 이후 24일부터 29일 사이 4차례 남구 소재 의원과 약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장례식장 방문객 등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단장을 맡고 있는 안종준 울산대 의대 교수는 “고스톱을 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큰 목소리를 내게 되면 비말(침 알갱이)로 쉽게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며 “또 손 소독 없이 하나의 물건(화투)을 여러 사람이 오랜 시간 만지면서 감염 확산이 이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서울 광화문 집회 발 n차 감염으로 이날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 게스트하우스에서 감염된 확진자의 지인도 이날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