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지난 2일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24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4-1 역전승을 기록했다. 울산은 전반 3분 만에 상주 정원진(26)의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정승현(26)이 전반에만 2골을 터뜨리며 역전했다. 후반 비욘 존슨(29)이 2골을 더 넣어 4-1 완승을 일궈냈다.
이번 승리로 울산은 승점 54점을 쌓았다. 리그 1위 자리도 유지했다. 23라운드까지 울산과 승점이 같았던 2위 전북 현대는 24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0-1로 패배하며 승점 51점에 머물렀다. 울산은 전북과 격차를 3점 차로 벌리며 우승 주도권을 잡았다. 남은 경기는 3경기다.
분명 울산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울산의 남은 상대를 보면 안심할 수 없다. 운명적으로 울산의 '천적' 세 팀이 남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오는 18일 25라운드 포항전, 25일 26라운드 전북전, 11월 1일 27라운드 광주 FC전을 앞두고 있다.
◇2019년의 아픔 포항 포항은 울산에 큰 아픔을 준 팀이다. 2019시즌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울산은 포항을 만났다. 비기기만 해도 울산은 우승할 수 있었지만, 포항이 가만두지 않았다. 울산의 1-4 참패. 역전 우승에 성공한 전북은 포효했다. '동해안 더비'라는 K리그 전통의 라이벌전 속에서 유독 중요한 경기에서 울산은 포항에 발목이 잡혔다.
울산은 올 시즌 포항에 설욕했다. 올 시즌 첫 대결이었던 5라운드에서 4-0 대승을 거뒀고, 16라운드 두 번째 만남에서도 2-0 승리를 만들었다. 정규리그에서 두 번 모두 이겼다. FA컵 4강에서도 울산은 포항을 넘고 결승에 진출했다. 올 시즌 포항에 절대적으로 강했던 울산이다.
하지만 완벽한 설욕은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야 완벽을 신고할 수 있다. 지난해처럼 우승 길목에서 또 발목이 잡힌다면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우위일 수 있지만 결국 지는 거다.
◇2번 만나 2패 전북 그다음 상대는 전북이다. 올 시즌 울산의 패배는 두 번. 모두 전북에 당했다. 9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대결을 펼쳤고 0-2로 졌다. 21라운드에서 복수를 노렸지만 1-2로 또 무릎을 꿇었다. 승점에서 앞서도 전북만 만나면 작아졌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전북에 승리하고 자존심을 찾으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하든지, 아니면 전북전 3연패와 함께 다시 한번 역전의 기회를 내주든지. 울산은 중대 기로에 섰다.
◇이겨보지 못한 승격 팀 광주 최종전 상대는 광주다. 올 시즌 1부리그로 승격한 팀이다. 기적적으로 파이널 A에 진입했지만, 판세를 흔들 만한 강호는 아니다.
하지만 울산은 올 시즌 광주를 만나면 유독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4라운드 첫 대결에서 1-1 무승부에 그쳤고, 19라운드 두 번째 대결에서도 1-1로 비겼다. 1위 팀이 승격 팀을 상대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울산으로서는 1위 팀이 승격 팀을 꺾는 위용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최종전에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함께 다시 한번 역전 우승을 내줄 수도 있다.
김도훈(50) 울산 감독은 상주전 승리 후 "선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하는데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음 경기도 잘할 수 있다. 팀이 더 강해졌다. 자신감도 생겼다"며 우승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정승현은 "매 경기가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죽을 각오로 뛰었다. 작년과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다시는 경험하지 않도록 목숨까지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