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올해 험난한 과정을 거쳐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내년은 다르다. 무난하게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AP=연합뉴스]2021년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기상도는 ‘맑음’이다. 험난했던 지난해와 달리, 무난하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약 88억원)에 계약했다. 입단과 동시에 경쟁이 펼쳐졌다. 스프링캠프 합류 전까지는 선발진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처음엔 롱 릴리프 또는 구원과 선발을 오가는 스팟 스타터 보직이 예상됐다.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김광현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호투가 이어지면서 현지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고, 제5선발 후보로 낙점됐다.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잘 이겨냈다.
개막이 늦어지면서 부상 중이던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선발로 복귀했다. 김광현 보직은 마무리가 됐다. 메이저리그(MLB) 데뷔전도 마무리로 나왔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런데 팀에서 부상자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김광현은 선발 기회를 잡았다. 최종 성적은 8경기(7선발)에서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와일드카드(WC) 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였다. 달라진 위상을 뽐냈다.
김광현은 올해 특별한 경쟁 없이 2년 차 시즌을 맞이할 전망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달 26일 세인트루이스의 내년 선발 로테이션을 전망했는데, 잭 플래허티-김광현-카를로스 마르티네스-오스틴 곰버-마일스 마이콜라스를 선발진으로 예측했다. 이에 앞서 MLB닷컴도 플래허티-김광현-마이콜라스-곰버-다니엘 폰세데레온을 선발진으로 꼽았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변수가 생겨도, 김광현은 2~3선발로 평가돼 입지는 굳건하다.
다만 세인트루이스 팀 내 사정이 다소 얽혀있다. 2005년부터 16년간 167승을 거둔 애덤 웨인라이트가 FA가 됐다.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싱커볼러 다코타 허드슨은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아 복귀에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중단돼 유망주의 성장과 기량 확인이 늦어졌다.
김광현은 지난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선발진에 한 번 이름을 올린 뒤로는 꾸준했다. 신장 경색으로 한 차례 등판 예정 경기에 빠졌지만, 그것만 빼면 이상 없이 시즌을 마쳤다. 첫 경기를 제외하면 한 번도 빠짐 없이 5이닝 이상 소화했다. 4일 휴식 후 등판도 무리 없이 다섯 차례나 소화했다. 이처럼 김광현은 자신의 기량을 확인시켰다.
대니얼 김 해설위원은 “시즌 전까지 물음표였던 김광현의 기량에 대해 구단이 확신을 가진 게 중요하다. 2020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김광현이 ‘1.5선발’ 정도 역할을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제이콥 디그롬 같은 특급 에이스보다는 2선발급 투수 여러 명을 쓰는 전략을 세웠다. 김광현도 거기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희망적이기만 한 건 아니다. 지난 시즌은 코로나19로 정규 시즌이 60경기로 축소됐다. 같은 지구팀과만 맞붙어 이동 거리가 짧았다. 체력 면에서 올해보다 훨씬 부담스러울 수 있다. 베테랑 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팀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대니얼 김 해설위원은 “김광현은 신인이 아니다. KBO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미국에 가 적응은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몰리나에게 도움받은 건 사실이지만, 절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몰리나와 호흡 맞춘 투수라고 다 잘한 건 아니지 않나. 김광현 스스로 이룬 성과다. 다음 시즌에도 잘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