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 김하성의 행선지가 29일 샌디에이고로 결정됐다.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에 해외 진출을 하고 싶다"던 선수의 꿈이 실현됐다. 원소속팀 키움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하성의 도전을 지원했다. FA(자유계약선수·고졸 9년)가 아닌 포스팅 자격(7년)으로 해외 진출을 허락했다. 강정호(2015년 피츠버그), 박병호(2016년 미네소타)에 이어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포스팅을 통한 MLB 진출이 성사됐지만, 그에 따른 부담도 크다.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김하성은 대체 불가능한 자원에 가깝다. 최근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BO리그 정상급 유격수. 올 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을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지만 개인 통산 첫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17시즌에는 유격수 역대 세 번째 '시즌 100타점'까지 달성했다. 올해 2년 연속이자 통산 세 번째 100타점을 넘겼다.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까지 공격과 수비 모두 빈틈이 없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김하성은 리그 최고의 선수다.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주전으로 도약한 2015년 이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불가능처럼 보였던 강정호의 빈자리를 대체했다. 덕분에 키움은 최근 6년 동안 유격수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겨울엔 다르다. '유격수 공백 채우기'가 오프시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프로 다섯 번째 시즌을 앞둔 김혜성(21)이 대체 1순위이다. 김혜성은 주 포지션이 유격수지만 프로에선 주로 2루수로 뛰었다. 김치현 단장은 "김혜성을 유격수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수비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혜성이 유격수를 맡으면 2루수 서건창과 호흡을 맞춘다.
관건은 공격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7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나이와 경험을 고려하면 꽤 준수한 성적이다.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김하성과 비교하면 타석에서의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뛸 경우 타격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키움은 부족한 공격력을 외국인 타자로 채울 계획이다. 외국인 투수 계약(에릭 요키시·조쉬 스미스)을 일찌감치 완료한 키움은 외국인 타자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연내 발표는 불발됐지만, 최대한 빠르게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김치현 단장은 "올 시즌 외국인 타자(테일러 모터·에디슨 러셀)가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김하성이 빠지니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보강할 생각이다. (포지션보다) 타격이 좋은 자원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