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의 타격이 강렬하다. 피렐라는 14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평가전에 3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홈런) 1타점을 뽑았다. 한국 무대 첫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타구의 질이 돋보였다. 피렐라는 1회 첫 타석에서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맞아 선제 솔로포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켈리의 141㎞ 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1-0으로 앞선 3회 1사 1·2루에도 켈리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멀리 날려 보냈으나, 펜스 바로 앞에서 좌익수에게 잡혔다. 5회에는 좌완 김윤식의 커브를 밀어친 타구가 우측 워닝 트랙 근처에서 잡혔다.
삼성은 올 시즌 중심 타선 강화를 꾀했다. 외국인 타자 피렐라와 4년 총액 5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한 오재일이 삼성의 새 4번 타자 후보다. 여기에 부상으로 빠져 있는 김동엽과 강민호도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피렐라-오재일의 영입 효과를 기대하며, 둘 중 한 명이 4번을 맡는 걸 이상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허 감독에 따르면 피렐라는 2~3번 등 앞쪽 타순을 선호한다. 허 감독은 "피렐라는 파워가 있는 타자다. 방망이에 제대로 걸리면 언제든 장타를 생산할 능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특성도 고려한다. 삼성의 홈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대까지 99m, 외야 가운데는 122m. KBO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피렐라의 홈런 비거리는 105m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잡힐 수도 있는 타구였다. 이후 두 타석에서도 펜스 앞까지 타구를 날려 보낸 것을 보면, 날씨가 따뜻해지고 컨디션이 더 올라오면 피렐라의 홈런 생산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하게 한다.
지난해 타일러 살라디노(타율 0.280, 6홈런, 27타점)와 다니엘 팔카(타율 0.209, 8홈런, 23타점) 영입이 모두 실패로 끝난 삼성으로서는 피렐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삼성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었다.
그렇기에 허 감독은 "올 시즌 우리 팀의 키플레이어는 피렐라다. 최적의 타순을 찾는 게 개막 전까지 우리 팀의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다음 실전 경기에선 피렐라를 4번 타자로 배치할 예정이다.
피렐라는 지금까지 치른 5차례 평가전에서 타율 11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과 2루타도 1개씩 쳐냈다. 삼진은 2개. 지난 시즌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소속(99경기 타율 0.266, 11홈런, 34타점)으로 뛰며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덕분인지, 순조롭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허 감독은 "콘택트 능력이나 선구안이 아주 탁월하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방망이 길이나 손잡이 모양을 다른 걸 사용하며 상황에 따른 배팅도 할 줄 안다.
삼성 이적 후 처음 실전에 나선 오재일은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우익수 플라이, 좌익수 플라이. 안타가 되지 않았으나 타구의 질은 모두 좋았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