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랑종(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나홍진 감독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이번 영화의 프로듀서이자 연출자로 국경 넘어 호흡맞춘 소감을 전했다.
"감독님 안경 바꾸셨네요~ 잘 안 어울려요"라며 이날 화상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을 향해 너스레부터 떤 나홍진 감독은 "우리 영화에도 (전작처럼) 코미디가 한 세군데 있는데 안 웃기냐. 그렇다면 실패한 것 같다"고 장난스레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홍진 감독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셔터' '피막' 등 워낙 호러 영화를 잘 만드시는 분이라 믿고 맡길 수 있었다"며 "실제 내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 역시 감독님께서 연출을 너무 잘 해주셨다는 것이다. 원안은 내가 썼지만, 감독님은 현지에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태국 무속에 대해 취재를 하셨다. 원했던 바를 잘 담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홍진 감독은 코로나19 여파로 태국 현지 촬영장에 방문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에게 매일 촬영 영상을 받아보면서 프로듀서로서 영화의 전반을 진두지휘했다. "처음 일해보는 것이라 긴장도 많이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는 나홍진 감독은 "근데 내가 현장에 있는 것처럼 감독님께서 수고를 많이 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나홍진 감독은 "우리 영화가 28회차 촬영을 했다.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디자인 한 상태로 어마어마하게 집중해 촬영을 하시는구나' 싶어 놀랐다. 감독님이 연출에 정말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감독님이 연출에 집중하시는 동안 나는 서사에 집중했다. 서사와 관련해 촬영 된 버전을 두고 발견된 새로운 문제들을 때마다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사실 촬영 전에 걱정이 많았다. 태국 무당이나 무속신앙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나 감독님께 '시간을 좀 달라'고 양해 말씀을 드렸다"며 "하지만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흥분되고 떨리는 기분을 느꼈다. 한국 무속신앙과 태국 무속신앙이 상당히 많이 닮았더라. 그래서 더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태국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곡성' 나홍진 감독과 '셔텨'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만남으로 기획 단계부터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최종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만큼 관객들에게 태국의 이국적 풍광 속 극강의 미스터리 공포를 선사할 전망이다. 1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