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뛰고 있지만, 여러 가지 경쟁심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야구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라이브 피칭과 배팅이 진행될 때면 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심지어 소속팀 동료 사이에도 경쟁심이 작용한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의 네 번째 공식 훈련이 열린 21일 미디어 인터뷰에서 "주전 2루수는 정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자리는 원래 박민우가 유력했다. 그러나 그가 방역수칙 위반 파문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기술위원회는 내야수 대신 투수 김진욱을 대체 선수로 선발했다. 주 포지션이 2루수인 최주환과 김혜성이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최주환은 2020시즌 타율 0.306·16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인 뒤 4년 총액 42억원에 SS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선수다. 60경기에 출전한 올 시즌은 타율 0.254·10홈런·39타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리그에서 꾸준히 타율 2할 7푼 이상 기록한 내야수다. 올 시즌은 29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김경문 감독은 김혜성의 주루 능력이 선취점 획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선발 출전 여부를 가르는 요인은 '컨디션'이라고 짚었다. "두 선수 모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는 말도 전했다. 24일부터 열리는 세 차례 평가전, 격전지 도쿄에서의 컨디션을 두루 점검할 전망이다.
경합이 예상되는 포지션은 꽤 많다. 일단 안방.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와 강민호가 모두 대표팀에 승선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는 양의지가 주전을 맡고, 다른 포수가 백업했다. 그러나 강민호가 올 시즌 회춘한 듯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다시 대표팀에 돌아왔다. 두 포수야말로 컨디션 정도에 따라 안방 지분이 나뉠 전망이다.
핫코너도 예측불허다. 허경민과 황재균이 경합한다. 두 선수는 지난해 골든글러브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승자는 황재균.
수비 평판은 허경민이 조금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 전반기 타율(0.323)도 황재균보다 8리 더 높다. 황재균은 허경민보다 장타력이 더 좋고, 출전한 국제대회마다 탁월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투수진은 더 치열하다. 소속팀에서 선발 임무를 맡고 있는 투수만 7명이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 확실한 에이스가 없이 치르는 대회. 그래서 일본전에 등판할 선발 투수도 예측이 어렵다. 결과를 떠나, 올림픽 무대에서 '숙적' 일본전에 선발로 나서는 투수는 야구 역사에 남을 것.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경쟁은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