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다이내믹 듀오' 이의리(19·KIA 타이거즈)와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만 있는 게 아니다. 2021년 신인 선수들이 하나둘 소속 구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선두주자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19)이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한 이승현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김진욱, 이의리와 함께 '왼손 빅3'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입단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작았다.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출발에서도 뒤처졌다. 하지만 5월 12일 1군에 처음 등록된 뒤 꾸준히 뛰고 있다. 벌써 30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팀 내 입지가 탄탄하다. 승부처마다 마운드를 밟는 삼성 불펜의 첫 번째 왼손 카드다.
한화 이글스 김기중(19)은 25일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그는 유신고 재학 시절 수준급 왼손 유망주로 분류됐다. 그 결과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이승현과 마찬가지로 시즌 출발은 2군. 하지만 6월 5일 첫 1군에 콜업된 뒤 점점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고척 키움전에선 5이닝 무실점 쾌투로 데뷔 첫 승리 기념 구를 챙겼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올해는 김기중의 발전 과정을 지켜보는 해"라고 말했다.
오른손 파이어볼러 장재영(19·덕수고 졸업)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장재영은 계약금을 9억원이나 받은 대형 신인.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할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4월 말 2군으로 내려갔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그는 후반기 시작부터 1군에 콜업됐다. 그리고 첫 5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차 1라운드에서 지명된 NC 다이노스 김주원(19·유신고 졸업)과 키움 김휘집(19·신일고 졸업)도 1군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공백이 생긴 내야 빈자리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채우고 있다. 대전고를 졸업한 삼성 투수 이재희(20)는 지난 15일 수원 KT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를 가졌다. 대졸 야수 중 지명이 가장 빨랐던 KT 위즈 권동진(23·원광대 졸업)은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의리와 김진욱이 보여주는 성적과 임펙트는 꽤 크다. 두 선수 모두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약방의 감초' 같은 신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A 구단 단장은 "올해 데뷔한 신인 선수들이 대부분 각 구단에서 잘해주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