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자벨 웨이드먼(27)이 ‘방패 역할’을 해준 덕분이다.
이바니 블론딘(32), 발레리 말타이스(32), 웨이드먼으로 이뤄진 캐나다는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에서 2분 53초 4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신기록이다. 월드컵 시즌 랭킹 1위다운 실력을 보여줬다.
같이 레이스한 일본은 금메달을 코앞에서 놓쳤다. 캐나다에 이어 월드컵 시즌 랭킹 2위인 일본은 계속해서 캐나다를 앞섰다. 하지만 맨 뒤에서 달리던 다카기 나나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갑자기 휘청거렸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졌다. 팀 추월은 마지막 주자의 기록이 기준이 된다.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렸던 일본의 꿈은 좌절됐다.
금메달을 획득한 캐나다 승리주역은 웨이드먼이었다. 1m88㎝ 장신 스케이터 웨이드먼은 마지막 주행을 앞두고 캐나다 팀의 선두 자리에 자리했다. 팀 추월에서는 가장 앞에 있는 선수가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며 뒤에 있는 선수들의 힘을 비축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체구가 거대한 웨이드먼이 선두 자리에 서자 하나의 벽(Wall)이 나타난 느낌이었다.
웨이드먼이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자 캐나다 팀 블론딘과 말타이스는 마지막 스퍼트를 통해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이자벨 웨이드먼이 캐나다 금메달의 1등 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일본이 레이스 막판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주행 내내 일본과 격차를 줄인 캐나다의 경기력을 유지시킨 웨이드먼이었다.
웨이드먼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금·은·동 메달을 한 개씩 수확했다. 팀 추월을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 3000m와 5000m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4년 전 평창 대회에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웨이드먼은 당시 3000m에서 7위, 5000m에서 6위에 그쳤다. 그는 이후에 선수권대회와 월드컵 등에서 경험을 쌓으며 기량을 상승시켰다.
한편 ‘스피드스케이팅 최강’ 네덜란드는 남녀 팀 추월 중에서 여자부만 동메달 획득했다. 평창 대회에서 여자부 은메달, 남자부 동메달을 획득했던 네덜란드는 베이징에서는 동메달 하나만 획득하며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