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프로야구 SSG랜더스 스프링캠프가 23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가 라이브 피칭하고있다. 제주=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선발 빈자리에 고생했던 SSG 랜더스에 '이닝 이터' 이반 노바(35)가 새 외국인 투수로 합류했다.
지난해 SSG에는 이닝 이터 선발 투수가 없었다. 오랜 시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문승원과 박종훈이 수술로 이탈했다.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는 부상으로 겨우 4경기만 던지고 한국을 떠났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온 샘 가빌리오도 미덥지 못했다. 경기당 평균 소화 이닝은 5.42이닝이었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5번 중 5번에 그쳤다. 1선발 윌머 폰트만이 8승 5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호투했지만, 소화 이닝은 145와 3분의 2이닝에 그쳐 역시 이닝 이터라 부르기엔 부족했다.
2022년 프로야구 SSG랜더스 스프링캠프가 23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가 라이브 피칭하기전 피칭을 마치고 내려오는 김태훈과 하이파이브 하고있다. 제주=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선발 부족, 이닝 부족에 시달렸던 SSG가 선택한 카드가 MLB 90승에 빛나는 노바다. MLB 통산 1347과 3분의 2이닝을 경험한 노바는 160이닝 이상 시즌만 6번에 달한다. 같은 시기 빅리그에서 뛰었던 추신수 역시 "파워를 앞세운 투수는 아니지만, 제구력이 좋고 항상 긴 이닝을 던지던 투수"라고 그를 떠올렸다.
준비 과정도 순조롭다. 노바는 지난 23일 제주도 강창학공원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첫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30구를 던지며 최고 구속은 시속 147㎞를 찍었다. 노바는 훈련을 마친 후 "제구와 구속 모두 만족스럽다"며 "75%에서 80% 힘으로 던졌다. 페이스를 점점 끌어올리면 시즌 중에는 더 빠른 구속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바의 투구를 지켜본 김원형 SSG 감독은 "전체적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모든 변화구를 던지지 않았지만, 우타자 상대 투심이 인상적이었고 다른 변화구들의 움직임이나 제구력이 수준급"이라며 "전력투구는 아니었지만, 공에 힘이 느껴진 점이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라이브 피칭에 참여했던 노바의 팀 동료들은 그의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에 주목했다. 노바는 2015년부터 포심 패스트볼(직구) 대신 투심의 비중을 높여 땅볼을 유도해온 투수다. 높은 강속구로 타자의 헛스윙을 이끄는 대신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휘는 직구로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내 왔다. 이날 공을 받았던 포수 이재원은 "공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몸쪽으로 말려 들어간다"고 무브먼트를 칭찬했다. 타석에 섰던 최정도 "공이 방망이 훨씬 밑부분에 맞는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 모두 수많은 투수를 경험해 본 베테랑들이다.
2022년 프로야구 SSG랜더스 스프링캠프가 23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열렸다.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가 라이브 피칭하고있다. 제주=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노바의 목표는 탈삼진이 아닌 범타와 이닝이다. 강속구로 탈삼진을 만드는 대신 효율적인 투구로 긴 이닝을 노린다. 그는 "삼진보다 완투가 중요하다. 경기를 빨리 끝내서 동료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게 (탈삼진보다) 더 큰 목표"라며 "그래서 항상 타자들의 콘택트를 유도한다. 타자들이 어떤 스윙을 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에 맞춰 투구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