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 주가와의 차이가 2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만9500원(이하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 11일 6만9900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6만 전자'로 떨어졌다.
지난 8일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적정주가)의 평균은 9만9208원이었고, 이에 따라 목표 주가 괴리율(목표 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를 실제 주가로 나눈 값)은 42.75%가 됐다. 이는 2020년 4월 2일(42.86%)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수준이다.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가 평균은 작년 말 9만7304원에서 높아졌다. 올해 들어 키움증권은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SK증권은 9만원에서 9만8000원, 한화투자증권 10만5000원에서 11만원 등 목표가를 줄줄이 올렸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스마트폰 사업 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주된 이유로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실제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작년 말 7만8300원에서 10% 넘게 하락하며 목표가와의 괴리가 벌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이슈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하방 압력을 삼성전자도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1월 최고가인 9만1000원을 찍은 뒤 10월 연저점인 6만88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 기간 삼성전자는 1∼4분기 연속 해당 분기 기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3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최대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국민주' 삼성전자의 부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반도체 필수 재료의 가격이 급등한 영향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경기가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IT 수요는 꺾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주가의 관건은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 경기 흐름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미국의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볼 때 반도체 주가의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하는 등 유동성을 거둬들일 예정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