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지상파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최근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인기를 끌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넘어 지상파 방송국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판타지적 요소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신선한 소재를 더이상 낯설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최근 종영한 SBS ‘사내맞선’은 해화 작가의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넷플릭스에 동시 공개된 ‘사내맞선’은 톱 10의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3월 3~4주 차 연속 1위를 달성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재벌 남자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설정에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내맞선’은 주체적인 등장인물, 막힘없는 사이다 같은 전개, 웹툰을 보는 듯한 만화적 장치 등의 요소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보는 재미를 위해 드라마 곳곳에 심어놓은 웹툰 이미지는 웹툰과 웹소설을 본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충실히 구현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달 1일 첫 방송된 MBC ‘내일’ 역시 라마 작가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극단적 선택을 막으려는 저승사자들의 이야기,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 김희선을 필두로 로운, 이수혁, 윤지온, 김해숙 등 배우들의 활약은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제작진 또한 시공간을 오가는 웹툰의 설정을 연출하기 위해 화면을 360도 돌리는 등 시각효과에 공을 들으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내일’은 OTT 통합검색 및 콘텐트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공개한 4월 1주 차 통합 콘텐트 랭킹 2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 11일 넷플릭스 오늘의 톱 10에서는 5위를 차지하며 현재 방송 중인 TV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웹툰·웹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장르와 소재의 제약을 뛰어넘는 신선함이다. 이는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좀비, 시간 여행, BL(Boy’s Love)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최근 잇따라 나온 배경이다. 이렇듯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한국 웹툰·웹소설은 OTT, 방송사를 통해 영상화돼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이에 한 방송 관계자는 “통용되는 콘텐트가 감각적이고, 이른 시일 안에 소비자를 사로잡는 코드가 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들의 관심사를 많이 반영해 트렌디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 드라마 연출에 있어서도 좀 더 감각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으로 자리한 건 오래됐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신과 함께’ 같은 영화들이나 ‘미생’, ‘좋아하면 울리는’ 등과 같은 드라마들이 웹툰을 원작으로 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성공한 웹툰=리메이크’라는 콘텐트 업계의 공식이 만들어졌다.
이 같은 이유로 콘텐트 업계가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일권 작가의 ‘안나라수마나라’는 넷플릭스에서 오는 5월 6일 전 세계 공개된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퇴마물 ‘아일랜드’, 얼굴을 가린 채 BJ를 하는 인물이 겪게 되는 사건들을 다룬 ‘마스크걸’, 상위 1% 모범생이 학교 안팎의 폭력에 대항해가는 ‘약한영웅’ 등이 영상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