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경기 잘 마무리해줘서 운이 좋게 골 넣어 기분 좋게 100번째 경기 마무리했다.”
칠레와 평가전 종료 후 손흥민(30·토트넘)의 경기 후 소감이다.
손흥민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득점포를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안겼다. 통산 100번째 A매치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득점으로 자신의 A매치 32호 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남자 축구대표팀 개인 득점 순위에서 김재한과 이동국(33골·이상 은퇴)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브라질과 경기 후 며칠 안 된 상황에서 선수들이 좋은 정신력, 자세로 임해준 것 자체가 고맙다. 크게 지고 나서 분위기 전환하는 게 어려운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잘해줘서 경기 이길 수 있었다. 한국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이기고 싶었다. 선수들 마음이 하나로 뭉치다 보니 좋은 경기 했다. 상당히 기쁘다. 100번째 경기를 승리해서 기쁘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사실은 골을 넣는 것보다 선수들이 좋은 자세로 경기에 임해준 게 기쁘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경기에서 지고 나서 (100번째 A매치 출전을) 축하 받으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선수들이 경기 잘 마무리해줘서 운이 좋게 골 넣어 기분 좋게 100번째 경기 마무리했다”고 웃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 된 손흥민은 2010년 18살 나이에 국가대표에 뽑혀 그해 12월 30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시리아와 친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손흥민은 12년 만에 A매치 100경기를 달성한 것이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99번째 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손흥민은 ‘처음 A매치에 뛰었을 때 많은 경기에 뛸 거라고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안 했다. 매 순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 시간을 뒤돌아 볼 수 없이 왔다. 100번째 경기라는 게 어떻게 보면 10년이다. 10년 동안 꾸준히 대표팀에서 활약해야 했다. 미리 생각했다 보다는 그 상황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항상 비교되곤 한다. 차범근 전 감독은 A매치 통산 58골로 한국 남자 선수 최다 골 기록을 갖고 있다. 손흥민은 “물 흐르듯이 지나가다 보면 ( 그 기록이) 내 눈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차 감독님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죄송스럽다. 매번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차 감독님의 업적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물 흐르듯이 해야 할 것들을 하다 보면 나타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세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