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5일 성남에서 열린 K리그 20라운드 원정에서 성남을 4-1로 크게 이겼다. 경기 전 김기동 감독은 제자였던 심동운에 대한 질문에 고민한 뒤 대답했다. "안양에 보냈더니 왜 성남에…. 특징이 있는 선수다"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심동운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포항 소속으로 뛰다가 군 복무를 마친 후 2021년 FC안양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은 성남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고 있다.
심동운은 '슛'에 일가견이 있다는 김기동 감독의 말대로 '옛 스승' 앞에서 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반 22분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던 심동운은 팔라시오스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논스톱으로 골망을 흔들며 시즌 1호 골을 기록했다. 임대 후 첫 선발 경기에서 남다른 활동량을 보여주며 자신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심동운의 골은 팀이 역전패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기동 감독은 "우리 팀을 거쳐 간 선수가 잘하는 건 기쁘게 생각한다"며 가장 먼저 심동운을 칭찬했다.
정작 포항 선수들에게는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반전 경기에 많이 못 뛰던 선수들을 투입했다. 하지만 경기력이 실망스러워 선수들에게 화가 났다. '왜 출전하지 못하는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전반 리그 최하위 성남에게 압도당했던 것을 질책했다. 특히 "(후반전과 전반전) 우리는 같은 팀이다. 그런데 왜 다르냐?"며 후보 선수들의 분발을 요구했다.
성남 김남일 감독 역시 심동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패배했지만 몇몇 선수들의 활약이 팀에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적생' 심동운을 은연중에 언급했다. 다만 팬들에겐 "드릴 말씀이 없다. 선수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리그 최하위 성남의 승점은 12점, 자동 잔류가 가능한 9위 김천과 10점이 차이 난다. 리그 일정이 절반이나 남은 상황이지만 강등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적생 심동운이 활약했지만, 남은 시간 동안 강등을 막는 활약을 할 수 있을진 의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