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2부) 충남아산 중앙 공격수 유강현은 외국인 선수가 강세인 개인 득점 부문에서 토종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2(2부)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개인 득점 부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경남FC 티아고(브라질)가 14골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충남아산 유강현(26)이 13골로 2위에 올라 있다. 이어 광주FC 헤이스(9골) 대전하나시티즌 윌리안, 경남 에르난데스(이상 8골· 이상 브라질)가 뒤따르고 있다. 전체적으로 브라질 출신 공격수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유강현이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유강현은 K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리는 등 그야말로 ‘깜짝 활약’을 보인다. 유강현은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프리시즌 준비를 잘해서 기대했던 건 사실이지만, 득점 상위권에 위치할 것이라고는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서해고를 졸업한 유강현은 포항 스틸러스, 대구FC를 거쳐 해외 무대를 노크했다. 체코 리그의 FC슬로바츠코, FC슬로반 리베레츠 등에서 활약했다. 그러던 중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K리그로 복귀했다. 경남FC에서 5경기에 나섰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경남과 계약이 종료된 유강현은 아산의 공개모집 테스트에 응시했고, 최종 3명에 들어 입단했다.
어렵게 잡은 재도전 기회. 유강현은 저돌적으로 뛰었다. 26경기에서 71개의 슛을 시도해 2부 리그 1위에 올랐다. 경기당 2.7개의 슛을 했다. 결정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시도한 슛 중 절반에 가까운 30개가 유효 슛이었다. 유효 슛 부문도 리그 전체 1위다. 슛과 유효 슛 부문 모두에서 득점왕 경쟁자인 티아고보다 높은 순위에 있다.
유강현은 “원래 완벽한 찬스를 만든 후 슛을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체코에서 뛸 때 지도자들께서 ‘주저하지 말고 슛을 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욕심을 낸다고 볼 수 있겠지만, 슛을 많이 시도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박동혁 감독님께서 상대 공격을 끊었을 때 속도감 있게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걸 주문하신다. 내 축구와 잘 맞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유강현은 득점에 성공할 때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FC바르셀로나)의 세리머니를 따라 한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유반도프스키’다. 레반도프스키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다섯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유강현은 “어떻게 하면 날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다가 (평소 좋아하던) 레반도프스키의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이라며 웃었다.
득점왕까지 차지하면 레반도프스키 판박이다. 하지만 유강현은 팀 승리가 먼저다. 아산은 K리그1(1부) 승격 도전이 가능한 5위다. 유강현은 “티아고, 윌리안 등 좋은 외국인 선수가 있다. 득점왕 욕심을 내기에는 경기가 많이 남은 것 같다”며 “팀 승리를 위해서는 공격수의 득점이 필요하다. 박스 안에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