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6위(43승 2무 51패·9일 기준)에 머물러 있는 두산 베어스는 지난주 5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했다. 5위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 위닝 시리즈(2승 1패)를 거둔 의미가 컸다. 양 팀의 승차는 4.5경기로 좁혀졌다.
후반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두산의 포스트시즌(PS) 진출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전반기 한때 두산의 순위는 8위까지 떨어졌다. 수년간 전력 유출이 이어진 데다 김재환·정수빈 등 주축 선수들의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에도 7위로 전반기를 마친 두산은 후반기에 반등해 4위까지 올라간 바 있다. 올해 상황은 더 어려웠다. 7월 25일 기준으로 5위 KIA의와 승차는 8.5경기에 달했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 두산은 7월 마지막 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둔 후 KIA까지 잡아냈다. 두산 허경민은 KIA와 맞대결을 앞두고 “KIA를 추격하려고 의식하지 않는다. 우리가 잘한다고 승차가 좁혀지는 게 아니다. KIA는 지금 가장 잘하는 팀이고, 승리는 하늘이 정해준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독했다. 특히 KIA와 3연전에서는 두산 특유의 끈적한 야구가 돋보였다. 매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상황을 만들었다. 5일과 6일 경기에서는 석 점 이상을 따라가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6일 경기에서는 부진했던 정수빈이 동점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KIA의 철벽 마무리 정해영으로부터 6점을 뽑아냈다. 두산은 패한 마지막 경기조차 9회 4득점으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선보였다.
두산이 올라오는 만큼 KIA가 내려왔다. KIA는 두산전까지 최근 네 시리즈에서 모두 루징 시리즈를 기록 중이다. 1경기 차까지 좁혔던 4위 KT 위즈와 KIA의 거리는 4경기까지 벌어졌다.
두산의 새로운 선수들이 후반기에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마운드를 이끌었던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아리엘 미란다는 퇴출당했지만,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데뷔전 승리를 기록했다. 전반기 3할 타율을 기록하고도 부상을 입었던 안권수와 김인태가 모두 돌아왔고, 박세혁(후반기 타율 0.324 2홈런)도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군 전역 후 1군에 돌아온 송승환도 데뷔 첫 안타와 첫 홈런을 모두 결승타로 기록했다.
분위기가 살아난 두산은 홈에서 다시 강적들을 연달아 만난다. 서울 잠실구장으로 돌아와 10일부터 후반기 승률 2위(8승 1무 4패) NC 다이노스와 3연전을 치르고, 주말에는 리그 1위이자 후반기 1위(10승 4패) SSG 랜더스와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