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는 26일(이하 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를 통해 블랙핑크가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로 다음 달 1일 자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많은 K팝 스타들이 빌보드 200이나 핫 100 등 메인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상은 여전히 쉽지 않은 산이다. 미니 1집 ‘스퀘어 업’(SQUARE UP)으로 40위, 미니 2집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24위를 기록하며 한 발 한 발 정상으로 향했던 블랙핑크는 지난 2020년 10월 발표한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으로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마침내 ‘본 핑크’로 빌보드 200 정상을 집어삼켰다. K팝 걸 그룹 가운데 첫 빌보드 200 1위 기록이다. 빌보드에서도 걸 그룹의 차트 1위는 보기 드물다. 여성 그룹으로서 마지막으로 빌보드 200 1위에 이름을 새긴 건 2008년 4월 5일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이었다.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그룹으로 영역을 좁히면 2001년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이후 블랙핑크가 최초. 그야말로 K팝씬에서 어마어마한 기록을 블랙핑크가 만들어낸 셈이다.
블랙핑크는 빌보드 200에 앞서 K팝 걸 그룹 최초로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 송 주간 차트에서도 정상을 찍었다. 이는 K팝 아티스트 전체를 통틀어 블랙핑크가 처음 쓴 기록이다. 세계 양대 차트로 불리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184개국 4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모두 정상을 석권한 것이다.
블랙핑크의 빌보드 200 1위 입성은 일찌감치 점쳐졌다. ‘본 핑크’의 실물 음반은 예약 판매 기간에 선주문량 200만장 이상을 기록했고, 하루 반나절 치 집계만으로 214만 1281장(북미·유럽 수출 물량 포함)이나 판매됐다. 이 앨범으로 블랙핑크는 K팝 걸 그룹 최초 더블 밀리언셀러 타이틀을 얻었다. 초동 기록(음반 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 또한 한터차트 기준 154만 2950장으로 K팝 걸 그룹 신기록을 달성했다. 컴백 무대는 지난 20일 미국 ABC 인기 토크 프로그램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서 꾸며졌다. 이 무대로 블랙핑크는 ‘셧 다운’을 현지에서 입소문 내는 데 성공했다. ‘유튜브 퀸’이라고 불리는 만큼 유튜브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정규 2집의 선공개곡인 ‘핑크 베놈’(Pink Venom)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3억 회를 돌파했으며, 타이틀 곡 ‘셧 다운’(Shut Down) 역시 순조롭게 1억 뷰를 넘었다. 이는 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흔히 하는 프로모션 없이 이뤄낸 성과라 더욱 괄목할만하다.
25일 유튜브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서도 블랙핑크는 글로벌 유튜브 송 톱 100,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인기 아티스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발매된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온 ‘핑크 베놈’의 1위 배턴을 ‘셧 다운’이 이어받는 풍경은 많은 유튜브 이용자들을 놀라게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에서도 ‘셧 다운’과 ‘핑크 베놈’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무려 ‘셧 다운’의 안무 영상이었을 정도로 유튜브에서 블랙핑크의 화력은 압도적이었다. 또한 블랙핑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부문 최상위권 모두 자신들의 이름으로 수놓았다. 타이틀곡 'Shut Down'은 1위, 선공개 곡 'Pink Venom'은 2위를 차지했다. 'Shut Down' 안무 영상은 글로벌 팬들의 꾸준한 사랑에 힘입어 3위를 기록했다.
컴백 전후로 멤버 제니가 방탄소년단의 뷔와 찍은 사진이 유출돼 열애설에 휩싸이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핑크는 오로지 음악으로 모든 시선을 극복하고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도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60개국 1위에 도달했고, 애플뮤직 앨범 차트에서는 무려 64개국에서 1위 왕관을 쓰며 전 세계를 K팝으로 물들인 블랙핑크. 이들은 다음 달 15일부터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 공연은 월드투어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의 포문을 여는 것으로, 이후 블랙핑크는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국을 돌며 K팝 걸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인 15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