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정은원이 10회 결승 홈런을 친 후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정은원은 이날 올스타전 MVP(최우수선수)에 선저오댔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4월 부진을 극복한 정은원(22·한화 이글스)이 2023시즌 재도약을 다짐했다.
정은원은 지난해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타율 0.283에 볼넷 105개와 출루율 0.407를 기록,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활약했다. 소속팀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정은원의 활약에 희망을 얻었다.
기대를 갖고 치른 2022시즌은 출발이 최악이었다. 4월 타율이 0.213에 그쳤고, 출루율도 0.286로 크게 떨어졌다. 공을 지켜보는 유형이었던 정은원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직격타를 맞고 흔들렸다.
수비도 불안했다. 인천고 시절 견실한 유격수였던 정은원은 프로에서도 첫 시즌부터 주전 2루수로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5년 차인 올해까지도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3실책에 이어 올 시즌에도 17실책(2루수 2위)을 기록했다.
4월 이후 정은원이 살아났다. 5월 출루율 0.364, 6월 출루율 0.474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결국 시즌 성적을 타율 0.274 출루율 0.377까지 끌어올리고 마무리했다. 4월 성적을 제외하면 타율 0.286 출루율 0.395로 지난해 못지않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는 정은원 등 주전 선수들도 포함해 마무리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정은원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올 시즌을 치르면서 좋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이유를 찾아가면서 훈련하고 있다. 마무리 훈련을 통해 오프시즌 훈련 방향성도 고민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정은원은 이어 “올 시즌 수비에서 실수를 많이 했다. 훈련할 때 더 신경 쓰고, 기본적인 수비도 빠르게 해내야 했다”고 돌아봤다. 타격에 대해서는 “초반에 너무 부진했던 게 아쉽다. 작년보다 안 좋아진 부분은 많았지만, 이유가 무엇인지도 배운 한 해였다"고 했다. 또 "성적이 작년만은 못하지만, 일정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도 다행이다. 바닥을 찍고도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멘털의 중요함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은원이 훈련에 매진하는 동안 2022년 가을야구도 SSG 랜더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정은원은 "올해 포스트시즌 중계를 챙겨 봤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압박감이 느껴지고, 분위기도 타이트하다. 그 경기에 출전해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는 선수들이 정말 부럽다"고 했다.
신인 시절 준플레이오프에 출전했던 정은원은 이후 4년 동안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는 "2018년에는 신인이었고, 든든한 선배님들도 계셨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편하게 뛸 수 있었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가을 야구를 한다면 기분이 또 다를 것 같다"며 "아직 선배는 아니지만, 올해부터 책임감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다시 포스트시즌에 나간다면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