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다시 예년의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 시작한 연예계.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천만영화’가 탄생했고 K팝 스타들은 다시 월드투어에 돌입,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글로벌 팬들과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콘텐츠를 감상하는 새로운 창구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성도 눈에 띄었다. 법정물과 리얼리티 연애물이 TV에서 강세를 보이는 사이, OTT에서는 ‘시멘틱에러’를 위시한 BL과 ‘약한영웅’ 등 장르물이 급부상했다. K콘텐츠가 회복세에 들어서는 한편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이승기, 츄, 오메가엑스 등이 소속사와 갑질, 출연료, 전속계약 등의 갈등을 빚었고, 르세라핌 전 멤버 김가람, ATBO로 데뷔 예정이었던 양동화 등이 ‘학폭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다이내믹한 한 해를 보냈던 2022년의 연예계를 일간스포츠가 돌아봤다. 〈편집자 주〉
#‘우영우’가 끌고 ‘재벌집’이 장식한 법정물 전성시대 2022. 그 어느 때보다 고단한 한 해였다. 가슴 아픈 뉴스가 화면을 장악한 순간도 있었지만 수많은 K콘텐츠는 웃음과 울음을 선사하며 어둡고 힘든 현실 속 하루를 버텨내는 시청자에 위로를 대신했다. 전 세계가 주목한 K콘텐츠, 그 중심에서 올 한해 국내 안방극장을 사로잡으며 고단하고 지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방송 프로그램은 무엇이었을까.
올 한해도 K드라마 열풍은 거셌다. 특히 2022년은 법조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성공의 신호탄을 여기저기서 쏘아 올린 해였다. 공의를 실현하고 정의가 승리하는 작품들은 많은 이들에 사랑을 받았고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상반기 단연 최고의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였다. 박은빈 주연의 ‘우영우’는 일명 착한 드라마의 진수를 선보이며 매회 레전드를 경신했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특별했고 그 중심에는 우영우(박은빈 분)가 있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우영우가 진정한 변호사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고, 통념과 편견을 깨부수며 선입견 없이 숨겨진 쟁점을 찾아내는 과정은 시청자의 응원을 절로 불러일으켰다. 편견을 깨부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우영우,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성장해가는 그의 모습은 큰 감동을 안겼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영우의 시선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지점까지 일깨우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우영우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화제성을 자랑한 드라마는 지난 6월 26일 첫 회 시청률을 0.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에서 시작했다. 지상파도 아닌 케이블 채널 ENA에서 방영,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등장한 드라마에 우려의 목소리도 일었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17.5%,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첫 회 시청률과 비교하면 무려 16.6% 포인트 상승한 기록이다. 화제성도 섬멸했다.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7주 연속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6월 5주차~8월 2주차)라는 기염을 토했다. 하반기 시청률 승기를 잡은 드라마들도 대부분 법정물이었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천변’)는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세워, 관련 에피소드를 담았다. 수임료 단돈 천 원을 받는 천지훈으로 분한 남궁민은 코믹과 진중을 넘나드는 열연으로 마의 시청률 구간으로 불리는 15%를 단숨에 뚫었다. 방영 말미 편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그 인기는 거셌다.
이 외에도 법조인을 전면에 내세운 법정물이 대거 쏟아졌다. ‘빅마우스’, ‘군검사 도베르만’, ‘어게인 마이 라이프’, ‘왜 오수재인가’,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법대로 사랑하라’, ‘진검승부’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 ‘블라인드’ 등 배경, 이야기가 다양한 법정물들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연말은 금, 토, 일 편성과 송중기 주연으로 첫방 직전부터 화제를 모은 JTBC ‘재벌집 막내아들’(‘재벌집’)이 장악했다. 지난 25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재벌집’은 올해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인 전국 26.9%, 수도권 30.1%(유료가구)를 돌파, 한해의 대미를 뜨겁게 장식했다. 해당 작품은 재벌가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루며 판타지 회기물의 진수를 선보였다. 선 굵은 스토리 위에 송중기, 이성민을 비롯한 신스틸러 배우들의 짜릿한 캐릭터 플레이가 안방을 사로잡으며 승승장구했다. # “내일 봬요. 누나” 연반인들 사랑에 푹 빠진 예능가 2022년 TV는 그야말로 ‘연애 중’이었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지상파, 종합편성채널을 막론하고 봇물 터지듯 등장했다. 무엇보다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연애 프로그램들이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강세를 보였다. 출연자들 또한 스타 못지않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누렸다. 이들의 화면 속 모습을 다룬 패러디도 하나의 콘텐츠로 재탄생해 화제를 쌍끌이했다.
먼저 진정성 있는 연애 프로그램으로 부동의 높은 화제성을 자랑한 ENA플레이와 SBS플러스의 ‘나는 솔로’(‘나는 SOLO’)를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솔로’는 실제 결혼 커플 5쌍을 탄생시켰고 넷플릭스 ‘한국 TOP10 콘텐츠’ 1, 2위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현재 11기를 마무리하고 모태솔로 특집 12기를 방송 중이다.
방송 이후에도 일반인 출연진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계속됐다. ‘나는 솔로’에 출연한 이들이 SNS를 통해 공유하는 모든 일상이 기사화되며 연예 뉴스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나는 솔로’가 진정성을 담당했다면 과몰입 유발 프로그램으로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가 있다. 지난해 6월 시즌1을 공개하며 헤어진 커플이 다시 만난다는 일례 없는 기획으로 화제를 모은 ‘환승연애’의 새 페이지였던 프로그램은 시즌 1의 인기를 넘어서며 여름과 가을을 뜨겁게 달궜다.
티빙 측에 따르면 ‘환승연애2’는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누적 유료가입 기여자수 1위, 주간 UV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TV-OTT 통합 화제성에서도 총 209편의 작품 중 24.7% 수치로 1위에 올라섰다. 출연자들의 인기 또한 폭발적이었다. “누나 내일 봬요”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탄생시킨 정현규를 비롯,성해은, 이나연, 남희두 등 방송 후 이들의 SNS 팔로워는 수십만 명에 달했다. 특히 성해은은 팔로워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돌싱의 이야기도 연애 예능의 중심축에 섰다. MBN ‘돌싱글즈3’는 이혼한 돌싱남녀들의 심리와 동거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리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5주 연속 종합편성채널 동시간대 1위 (유료 가구) 시청률을 수성했으며 시즌2를 통해 결혼을 골인한 윤남기, 이다은 커플에 이어 시즌 3에서도 최동환, 이소라와 조예영, 한정민 등의 커플이 나왔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외전 프로그램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