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전과,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황영웅이 지난 달28일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 1차 결승전에 편집 없이 등장한 것도 모자라 1위에 올랐다.
황영웅은 앞서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이 예고한 대로 분량에 대한 편집 없이 방송에 모습을 비췄다. 폭행 논란이 불거지기 전 진행된 사전 녹화된 부분에서 황영웅은 밝은 표정으로 등장해 박민수와 함께 ‘천년지기’ 무대를 꾸미는가 하면 신곡 ‘안 볼 때 없을 때’를 열창해 국민 대표단, 연예인 대표단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문제는 황영웅을 추켜세우는 듯한 자막과 웃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편집이었다. 소개부터 ‘국민 응원 투표, 음원 판매 부동의 1위’라는 자막으로 황영웅의 인기를 부각하는가 하면 박민수와 함께한 무대 후 ‘가족 바이브’, ‘천년만년 응원해’라는 자막으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강조했다. 아무리 사전 녹화 분량이라지만, 폭행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제작진이 그를 전면에 내세우는 편집을 한 것이다.
제작진은 ‘안 볼 때 없을 때’ 무대 전에는 “트롯에 입문한 지 1년 차. 믿기지 않게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황영웅의 성장 가능성을 어필했고, 무대가 끝나고는 연예인 판정단의 극찬을 보여줬다. 무대 중간 황영웅의 여유로운 제스처와 미소도 빠지지 않았다.
실시간 생방송에 등장한 황영웅은 사전 녹화된 부분과는 사뭇 달랐다. 폭행 논란 이후 생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탓인지 웃음기 없는 굳은 표정으로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결국 황영웅은 1528점을 획득하며 결승 1차전 1위를 확정했고, 그는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혹시나 내가 다음 주 최종 1위가 됐을 때 상금을 사회에 기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방송을 지켜본 많은 시청자들은 과거 폭로가 여전히 진행 중인 황영웅이 프로그램을 하차 시키기는커녕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아낌없는 칭찬까지 담는 등 편집에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제작진에 반감을 드러냈다. 또한 황영웅의 뜬금없는 기부 약속은 사그라들었던 ‘1등 내정설’에 기름을 부었다.
통상적으로 출연진의 과거 의혹이 불거지면 프로그램 하차 절차를 밟는 것이 보편적이다. TV조선 ‘미스트롯2’에 출연 중이던 진달래는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이자 프로그램을 하차했다.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를 제작한 서혜진 사단의 이 같은 결정은 당시 여론을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타는 트롯맨’은 서혜진PD를 비롯한 제작진이 과거와 달리 황영웅을 끝까지 지키고 있어 형평성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과거 황영웅에게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2차 가해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황영웅이 결승 1차전 1위를 차지했지만, 대중의 외면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10회는 시청률 16.6%를 기록한 데 비해 28일 방송된 11회는 16.4%를 기록, 결승전인데도 불구하고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에 실패했다.
또한 ‘불타는 트롯맨’ 전국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티켓은 오픈 매진이 불발됐다. 이는 암표까지 기승을 부렸던 ‘미스터트롯’과 대비돼 황영웅 사태가 매진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불타는 트롯맨’ 결승 1차전 집계 결과 발표 오류까지 발생했다. 제작진은 1일 “결승 1차전 최종 순위 발표 당시, 4위로 발표된 공훈의 점수가 잘못된 엑셀 수식으로 인한 오류임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훈은 기존 4위에서 6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여러모로 말이 많은 가운데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기게 됐다.
아직 방송은 한 주 더 남았지만, 황영웅의 최종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발생하는 부정적인 꼬리표와 인식은 프로그램을 유종의 미 대신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 것 같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제작진의 선택이 마지막까지 유지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