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주장 김현수(35·LG 트윈스)가 '마지막 태극마크'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만큼 각오가 결연하다.
김현수는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준비한다고 했는데 잘됐는지 모르겠다. (일본에) 가서 3일 정도 준비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경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야구 대표팀 주장으로 WBC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멤버인 그는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년 W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누구보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조금 더 특별하다. 김현수는 "국제대회 나갈 때마다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못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더 그런 것 같다"며 "제가 주장으로 많이 부족한 거 같다.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거다. 다 같이 좋은 성적을 내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일 일본으로 출국한 WBC 야구 대표팀은 5일 공식 훈련을 소화한 뒤 6일과 7일 일본 오사카돔에서 일본 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스와 두 차례 연습 경기를 치른다. 하루 휴식 후 9일 WBC 1라운드 A조 호주전을 치른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으려면 호주전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대표팀은 호주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김현수는 "영상을 많이 봐서 익숙하긴 한데 실제 만나면 달라질 거"라면서 "영상으로 보면 긴장감이 약하다. (야구장에서 상대하면) 선수들이 긴장도 많이 하고 나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경직될 거라고 생각해서 (경기에) 나가기 전까지 선수들과 영상도 많이 보도 대화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2009년 WBC에선 타율 0.393(28타수 11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2013년 WBC에선 타율 0.250(12타수 3안타)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선 대표팀 중심 타선의 키맨으로 분류된다. 이강철 감독이 믿고 내는 중심 타자 중 하나다.
한편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대회로 올림픽·아시안게임과 달리 현역 빅리거가 총출동한다. 한국은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3년 3회 대회와 2017년 4회 대회에선 모두 1라운드 탈락했다. 당초 2021년 열릴 예정이던 5회 대회가 코로나 탓에 연기돼 이번에 열린다. 대표팀은 일본·호주·중국·체코와 같은 조에 속해 3월 9일부터 13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