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KIA타이거즈의 시범경기가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2사1, 3루 김도영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3.15/ 프로야구 2년 차 내야수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 1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6-2 승리에 힘을 보탰다.
두 번째 타석에서 인상적인 홈런이 터졌다. 김도영은 0-0으로 맞선 3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의 초구를 장타로 연결했다. 낮은 코스로 꽂힌 투심 패스트볼을 주저 없이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겼다. 김도영은 지난해 요키시 상대로 8타석을 소화하며 단 하나의 장타도 때려내지 못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두 번째 타석에선 볼넷, 다섯 번째 타석에선 우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시범경기 출발이 산뜻하다. 김도영은 지난 13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홈런을 쳤다. 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의 몸쪽 낮은 코스 147㎞/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걷어 올렸다. 공략하기 까다로운 코스였지만 매섭게 배트가 돌아갔다. 김도영의 시범경기 3경기 성적은 타율 0.417(12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이다. KIA 타자 중 타격감이 가장 좋다.
김도영은 2022년 1차 지명으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대형 유망주다. 광주동성고 시절 공격·수비·주루 모두 빼어난 자질을 보여주며 '이종범의 후계자'라는 얘길 들었다. 지난해 시범경기 타율 1위(0.432)에 오르며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 1번 타자로 나서며 팀의 높은 기대를 입증했다. 하지만 4월 한 달 동안 극심한 타격 슬럼프(타율 0.179)를 겪었고 결국 벤치 멤버로 밀렸다. 김종국 KIA 감독은 그를 2군(퓨처스리그)에 보내지 않고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 경험을 쌓게 했다. 김도영은 8월 이후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294를 기록,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도영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과 수비 기술을 보완했다. 특히 타격 쪽에 집중했다. 그 결과 시범경기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터트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를 대처한다는 게 의미 있다. 지난해 김도영은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을 정립하면서 바깥쪽 낮은 코스 스윙을 자제했다. 자신 없는 코스를 버리고 강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두 번째 타석에서 페냐가 던진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고, 14일 한화전에서도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15일 키움전 1회 초 첫 타석에선 요키시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펜스 앞까지 뻗는 정타를 만들었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에 대해 "지난 시즌 성적(타율 0.238·3홈런·19타점)이 부족했다고 느낀 것 같다. 전지훈련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공·수 모두 나아졌다. 슬럼프가 와도 길게 가지 않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김도영은 현재 류지혁과 주전 3루수를 두고 경쟁 중이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오른손목 부상 탓에 재활 치료 중이기 때문에 개막전에선 유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 김도영은 올 시즌 목표로 "일단 감독님께 믿음을 드리고, 주전으로 자리 잡고 싶다.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도 바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