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분이 아쉽다. 프로야구 유격수로 뛰려면 다른 선수들보다 뭔가 특기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내 눈에 부족해 보인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좀처럼 유격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KT 위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승엽 호로 출항을 시작한 두산은 왕조 시절 이후 여러 포지션에서 새 주전을 찾아야 한다. 포수 양의지, 3루수 허경민, 1루수 양석환, 좌익수 김재환의 자리는 굳건하나 다른 자리들이 문제다.
오랜 시간 김재호가 지켜왔던 유격수도 예외가 아니다. 김재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한 상황. 스프링캠프 야간 훈련을 자처할 정도로 시즌 준비를 열심히 했다. 김태형 전 감독 시기부터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안재석과 이유찬도 유력 후보다. 세 사람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고, 내년에는 어린 선수들이 어떻게든 치고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승엽 감독의 성에는 차지 않는 모양이다. 이 감독은 19일 광주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서는 "안재석은 가지고 있는 게 굉장히 좋은 선수다. 재능이 정말 좋은데 아직은 터뜨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잠재력을 끄집어내돌고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다. 결과를 보여주는 건 선수의 몫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안재석의 분발을 촉구한 바 있다.
20일 경기 전에도 유격수 경쟁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은 주전 유격수를 결정할 수 없다. 세 선수 중 탁 튀어오르는 선수가 없고 고만고만하다. 사실 성에 차지 않는다"며 "본인들이 욕심이 있고, 주전으로 뛰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더 보여줘야 한다. 감독은 이렇게 독려하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이 감독은 "모든 부분에서 아쉽다. 프로야구 유격수로 뛰려면 스피드가 월등하거나 수비력이 월등하거나 공격력이 월등하는 식으로 특기가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주전 후보 선수들이) 내 눈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질타보다는 여전히 독려를 남겼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호는 워낙 실적이 있는 선수고, 베테랑이다. 이유찬과 안재석은 워낙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라 3명이 잘 경쟁한다면 누가 주전을 차지해도 나머지 두 명이 아쉬울 거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고, 경쟁해야 하는 세계다. 남은 8경기 안에 빨리 판단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