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다시 대형 기획사로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YG 주식의 목표가를 상향하며 올해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는 31일 공개되는 블랙핑크 지수의 첫 솔로앨범은 역대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단일 음반 예약판매 신기록을 썼다. 지난해 말, 증권가에서 블랙핑크 재계약 리스크를 이유로 잇따라 목표가를 낮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저평가되고 있던 YG 주가는 들썩이고 있다. 현재 YG 주가는 지난해 12월 말 4만2000원대까지 낮아졌던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올랐다. 21일 종가는 5만6500원을 기록했다. 저가 매수를 노린 외국인들이 ‘사자’로 전환하면서, 지난 13~20일 외국인이 순매수한 YG주식만 131억원을 돌파했다. 전전 주(2월 27일~3월 6일)에는 20억원을 팔아치운 것과는 대비된다.
YG의 훈풍은 독보적인 걸그룹 IP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성적에 대한 기대감에서 시작됐다. 21일 현대차증권은 분석리포트를 통해 상반기 K팝 공연시장의 27%를 YG가 점령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핑크가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에서 추가 공연을 확정하면서 88만명 모객을 예정하고 있고, 보이그룹 트레져도 27만명 모객을 예정해 116만명의 공연 수익을 내다보고 있다.
블랙핑크의 솔로 활동도 본격화됐다. 블랙핑크 지수의 첫 솔로앨범 ‘미’(ME)는 지난 6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2주 만에 선주문량 95만장을 돌파했다.지난 20일에는 블랙핑크 제니가 2018년 공개한 솔로곡 ‘SOLO’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9억회를 돌파하며 그 위상을 재확인했다. 제니의 ‘솔로’(SOLO)는 발매 직후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실시간·일간·주간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이른바 ‘퍼펙트 올킬’을 달성한 노래다.
이러한 분위기를 증명하듯 YG 실적도 순풍을 탔다. 최근 공개된 지난해 4분기 YG 실적은 매출액은 1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18% 늘어났다. 시장 기대치보다는 낮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 성적이 일부 이연된 것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YG 성적이 폭발적일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K팝 공연시장은 전년 대비 150% 증가한 437만명으로 유례없는 초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상반기 폭발적인 실적 성장률을 감안하면 매수 기회”라고 내다봤다.
◇ YG 저력 재확인할까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데뷔는 ‘명가’ YG의 저력을 재확인해볼 기회다. 베이비몬스터의 안정적인 데뷔는 YG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김도헌 대중문화평론가는 일간스포츠에 “YG 걸그룹은 강한 여성상, 당당한 아이덴티티를 추구해왔다”며 “아직 베이비몬스터가 어떤 방향성으로 갈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팬들은 멋있는 걸그룹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은 더블랙레이블의 테디가 만들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한다”며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나서서 YG의 자원을 아끼지 않고 투입해 베이비몬스터 프로젝터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헌 평론가는 “YG라는 브랜드 파워는 블랙핑크로 인해서 굉장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베이비몬스터의 사전 공개 콘텐츠도 조회수가 높고 좋은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지드래곤 컴백과 위너 멤버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아직 블랙핑크의 재계약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블랙핑크 재계약에 대해서 YG 내부적으로 ‘걱정 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무난하게 재계약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블랙핑크 일부 멤버가 글로벌 엔터시장에서 천문학적인 숫자의 개런티를 제시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업계에서는 블랙핑크만의 색을 유지하기 위해 재계약을 선택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빅뱅의 태양 사례처럼 YG계열사인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도헌 평론가는 “최근 YG의 행보를 보면 지수의 솔로 앨범이 나오고, 베이비 몬스터의 멘토로 제니가 등장했다. 자체 제작 콘텐츠 속 블랙핑크가 등장하는 것은 YG가 블랙핑크를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헌 대중문화평론가는 “블랙핑크가 재계약을 하면 신인인 베이비몬스터도 화제성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며 “관건은 베이비몬스터가 어떤 콘셉트로 나아가느냐다. 지금까지 YG가 해왔던 성공전략에 덧붙여서 베이비몬스터의 새로운 음악 전략을 내세운다면 K팝 시장에서 YG가 큰 영향력을 끼치며 더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