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전남 순천 성가롤로 병원을 방문했다.
지난 12일 전남 순천의 성가롤로 병원에서 구수환 감독의 특별강연이 열렸다.
성가롤로 병원은 병상이 600개가 넘는 전남 동부권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이다. 천주교 까리따스 수녀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병원장, 행정 부원장 모두 수녀다.
이날 강연은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을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는 병원장(박명옥 리오마 수녀)의 간곡한 부탁으로 마련됐다.
성가롤로 병원은 고(故) 이태석 신부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01년 이 신부는 수단으로 떠나기 전 진료 경험을 쌓기 위해 이 병원 응급실에서 3개월 간 환자를 돌봤다.
당시 함께 근무했던 직원은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면 이 신부가 환한 얼굴로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기타를 가져와 연주하며 노래를 들려주곤 했다”며 “환자와 가족들이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신부가 떠난 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리워했다.
병원장 박명옥 리오마 수녀는 “이 신부께서 우리 병원에서 근무했다는 것을 직원들 모두가 자랑스러워 한다며 사랑의 인술을 통해 이신부가 남긴 아름다운 향기를 오래도록 기억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강연은 진료가 끝난 저녁 시간에 열렸다. 그러나 이태석 신부를 보고 싶어하는 열망을 보여주듯 의사, 간호사, 직원, 환자와 가족 200여명이 객석을 꽉 채웠다는 전언이다.
90분동안 진행된 특강은 감동과 눈물로 가득했다. 화면에 환하게 웃는 이 신부의 얼굴이 보이면 오래된 연인을 만난 듯 반가움이 가득했고, 의대생이 된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구수환 감독은“"이 신부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서 그 분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에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몰려왔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체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