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파이어볼러 투수 김서현(19·한화 이글스)은 최근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였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주 무기지만, 장기적으로는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아야 롱런하고, 선발 투수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직구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다.
현재 김서현은 과도기다. 피안타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2안타를 맞았고, 20일 LG 트윈스전에선 볼넷 2개와 피안타 1개를 기록했다. 오히려 직구 제구가 흔들렸다.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한화가 9-0, 9점 차로 크게 앞선 6회 초 등판했다. 첫 이닝은 박찬호·김선빈·최형우로 이어지는 KIA ‘네임드’ 라인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7회 초,· 선두 타자로 상대한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중전 3루타, 후속 변우혁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이후 보크로 변우혁의 2루 진루를 허용했고, 신범수에게도 우중간 2루타를 맞고 두 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마운드를 한승주에게 넘겼다.
소크라테스와 신범수에게 맞은 공은 직구였다. 구속은 각각 155㎞/h와 154㎞/h였다. 변우혁에게는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통타 당했다.
신인 투수가 자신의 공을 뿌리는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김서현를 향한 기대치도 높은 게 사실이다. 일단 현재 그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다.
24일 KIA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원래 김서현에게 2이닝을 맡기고 2차전에서는 휴식을 주려고 했다. 3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일단 확실히 상대 추격을 끊어야 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김서현 개인적으로는 (9점 차이로 앞서) 다소 여유 있는 상황에서 직구를 잘 점검해 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피안타가 많아지고, 추격을 허용한 탓에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고.
김서현은 6회 2사 뒤 베테랑 최형우를 상대로 초구 슬라이더, 2·3루 체인지업을 구사해 3구 삼진 처리했다. 직구를 쓰지 않고도 가장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사령탑은 더불어 직구도 더 힘 있게 구사하길 바라는 것 같다.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공 배합에 변주를 주는 게 맞지만, 점수 차가 많이 나는 상황이기에 주 무기를 마음껏 뿌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것.
23일 KIA전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150㎞/h 대 중반 강속구도 상대 타자에게 공략당할 수 있다. 제구 마저 흔들리면 결과는 뻔하다. 김서현 스스로 적절한 공 배합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점수 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의 등판을 배려라고 여길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