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전천 후 활약이었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빛나는 존재감을 뽐낸 김용학(20·포르티모넨스)의 얘기다.
김용학은 2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한국은 0-2로 끌려갔으나, 후반전 2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었다. 김용학은 수차례 온두라스를 압박했고, 결국 팀의 추격을 알리는 만회 골을 터뜨렸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시작부터 온두라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4-4-2로 나서 중앙은 두텁게 지켰으나, 온두라스에 연이어 측면을 내주며 흔들렸다. 특히 상대 에이스가 빠진 전반 16분, 페널티킥(PK)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4분 뒤 상대가 퇴장당했지만, 전반 35분까지 슛을 기록하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 흐름이 이어졌다.
이때 김용학의 존재감이 빛났다. 이날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전한 김용학은, 경기 중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장 전역을 누볐다. 전반전 주도권을 내주자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이어 연이은 슛 시도로 온두라스의 수비를 서늘하게 했다.
후반전 자신 있게 드리블을 뽐낸 김용학은 끝내 만회 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12분 길게 넘어 온 크로스를 이영준이 박스 안에서 지켜내 김용학에게 패스했다. 김용학은 침착하게 왼발 슛을 마무리하며 온두라스 골망을 흔들었다.
4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박승호의 동점 골까지 터지자, 김은중호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며 역전에 도전했다. 김용학 역시 강성진과 포지션을 스위칭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추가시간이 주어진 후반 46분에는 역전을 이뤄내는 듯했다. 역습 상황에서 이영준에게 패스를 받아 우측면을 완전히 허문 김용학이 공을 몰고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자신있게 드리블한 김용학은 침착하게 강성진에게 내줬으나, 슛은 키퍼 선방에 막혔다. 김용학의 패스 타이밍이 다소 늦은 장면이었다. 하지만 자신 있는 드리블로 마지막까지 상대 수비를 위협한 장면은 충분히 눈길을 끌었다.
이날 김용학은 좌우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프랑스전에 이어 다시 한번 저돌적인 드리블을 보여주며 김은중호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F조 승점 4(1승 1무)를 기록, F조 2위에 올랐다. 16강행은 3차전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F조 3차전 감비아와의 경기는 오는 2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다시 한번 김용학의 발 끝이 빛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