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토트넘(잉글랜드)과 AS로마(이탈리아)가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현지 매체들을 통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애스턴 빌라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세리에A 구단의 관심설이 보도된 것을 시작으로 이적설이 점점 확대됐다. 최근 보도에는 구단명도 구체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울버햄프턴 구단의 유럽축구연맹(UEFA)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황희찬의 이적 가능성도 더 커졌다. FFP는 이적료·연봉 등 지출 금액이 수익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면 안 되는 제도로, 이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면 벌금이나 승점 삭감 등 징계를 받는다. 울버햄프턴은 FFP 준수를 위해 핵심 선수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황희찬뿐만 아니라 후벵 네베스, 주앙 무티뉴 등 핵심 선수들의 이탈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됐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팀 내 입지 등에 따른 '방출'이 아닌, 구단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결별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나타내는 구단들의 화려한 면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울버햄프턴보다 규모가 더 크거나, 다음 시즌 더 넓은 유럽 무대에 나서는 팀들이다.
팬들의 눈길을 가장 끄는 구단은 토트넘이다. 대표팀 동료 손흥민과 토트넘에서도 한솥밥을 먹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이탈 가능성, 루카스 모우라와 결별 등 다음 시즌 공격진 개편이 필요하다.
황희찬은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AS로마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AS로마는 꾸준히 UEFA 주관 클럽 대항전에 출전하는 팀이고, 공격수로서 세리에A에서 족적을 남긴 한국인 공격수는 없다는 점에서 도전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이밖에 뉴캐슬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애스턴 빌라는 UEFA 유로파리그(UEL) 무대에 나서는 팀들이다. 황희찬의 이름이 영입 리스트들에 포함돼 있다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EPL 27경기(선발 12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5골 1도움)보다는 득점 수와 출전 시간 등이 모두 줄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부상 여파에 발목이 잡혔다. 그런데도 최전방과 양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스피드와 돌파 등에 강점을 보여 빅클럽의 관심 대상이 됐다.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황희찬은 당분간 휴식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울버햄프턴 잔류, 그리고 자신을 향한 여러 구단들의 제안을 살펴본 뒤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황희찬과 울버햄프턴의 계약이 2026년 6월까지로 3년이나 남아 있고,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다른 구단들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황희찬이 이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황희찬도 다른 구단들의 제안들을 더 꼼꼼하게 살펴볼 계획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팀에서 보장하는 입지나 출전 시간 등도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여러 선택지가 있는 황희찬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