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오른손 투수 이용찬(34·NC 다이노스)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음주 파문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과 모든 관계자분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1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이 우천 순연된 뒤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회 기간 중 휴식일 전날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로 귀가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 기간 음주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용찬은 최근 불거진 WBC 기간 숙소를 벗어나 사적으로 음주한 3명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0일이었다. 한 유튜버가 "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 선수들이 본선 1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대회 기간 음주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했다. 특히 1라운드 첫 경기 호주전 전날인 3월 8일 밤부터 경기 당일인 9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일본전 전날인 9일에도 술자리가 있었다고 전해 사실관계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WBC 대표팀은 오사카에서 5일 공식 훈련을 소화한 뒤 6일과 7일 일본 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이후 7일 저녁 WBC 본선이 열린 결전지 도쿄로 입성했다. 9일과 10일 열린 1라운드 호주전과 일본전을 연거푸 패한 뒤 12일과 13일 체코전과 중국전에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일본(4승)과 호주(3승 1패)에 밀려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해당 선수와 구단의 경위서를 받은 KBO는 "(당사자로 지목된) 3명의 선수는 대회 동안 경기가 있는 전날 밤, (술집의 하나인)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날(7일)과 휴식일 전날(10일)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있다"고 알렸다. 이용찬은 "(일본전이 끝난 뒤인) 휴식일 전날 지인과 저녁을 먹은 뒤 간단하게 (술자리를) 하고 귀가했다"며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술집이 유흥업소(룸살롱)라는 주장엔 선을 그었다. 그는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다른 선수들과 동행하지 않고 지인 한 분하고만 저녁 식사를 했다"고 부연했다.
KBO는 "각 선수에게 경위서를 제출받고 그에 따라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한 후.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다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국가대표 운영 규정 13조 징계. 3.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고 전했다. 이용찬은 "향후 KBO에서 이뤄지는 절차에 성실히 응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 앞으로 프로선수로서 더욱 신중히 행동하겠다. 다시 한번 팬 여러분들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