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지난 9일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며 발표한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Take Two)로 흔들림 없은 위상을 확인시켰다.
11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테이크 투’는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데 이어 일본 오리콘 ‘데일리 디지털 싱글 랭킹’ 1위로 직행했다. 또한 지난 10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92개 국가/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정상을 수성하며 군백기(군대+공백기)에도 변함없는 저력을 과시했다.
‘흙수저 아이돌’에서 ‘21세기 비틀즈’를 넘어 수식어가 필요 없는 아티스트로 올라선 그룹 방탄소년단이 오는 13일 데뷔 10년을 맞는다. 방탄소년단은 그 기간 동안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며 세계 음악 시장에 변화를 일으켰고 신드롬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god, 2AM 등 여러 아티스트의 히트곡을 만든 방시혁 프로듀서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빅히트 뮤직)를 설립한 후 처음 론칭한 보이그룹이다. 이들은 2013년 6월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을 내놓으며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리얼 힙합을 내세워 대중적 인지도는 낮았지만, 이들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음악과 탄탄한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팬층을 확장해갔다. 이들이 음악에 담은 메시지는 전세계 팬들의 공감대를 얻었고 이들의 음악을 만드는 방식은 K팝의 표준이 됐다.
방탄소년단이 무대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힌 작품은 ‘화양연화’ 시리즈였다. ‘화양연화 파트1’으로 국내 음악방송 첫 1위를 거머쥔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 파트2’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차트인하며 중소 기획사 K팝 그룹 최초로 해당 차트에 이름을 올린 아티스트가 됐다.
이후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주 무대가 됐다. 지난 2018년 세 번째 정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통해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도 1위를 석권했다.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대형 기획사 연습생에 비해 늦게 빛을 볼 수 있지만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충분한 SNS의 활용 등 중소 기획사 아이돌 그룹도 성공할 수 있는 요소는 많다는 것도 보여줬다. 또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서브컬처였던 K팝을 주류로 끌어올렸다. 방탄소년단 이전 K팝은 글로벌 유행의 중심에서 비켜난 변방의 음악으로 일부 팬덤에게만 사랑받는 마이너한 장르였으나 방탄소년단을 계기로 메이저 장르로 우뚝 섰다.
사회적 영향력도 커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7년 다섯 번째 미니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 발매와 함께 유니세프와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제73차 유엔총회에 글로벌 청년 대표이자 특별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지난 2021년에는 미국 백악관을 예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와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선한 영향력 전파에 앞장섰다.
방탄소년단이 미치는 영향력은 공감에서 나왔다. 10대의 꿈과 고민을 다룬 ‘학교’ 시리즈 3부작에 이어 사회 불평등 같은 고충을 표현한 ‘화양연화’ 시리즈,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까지. 모든 세대가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선한 영향력이 돼 널리 퍼졌다. 그리고 이는 방탄소년단에게 ‘K팝 외교관’, ‘글로벌 리더’라는 수식어를 달게 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6월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 발매를 마지막으로 단체 활동의 1막을 내렸다. 이후 멤버들은 차례로 입대했다. 그러나 남은 멤버들은 솔로 활동으로 그간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진, 지민, 슈가는 각 솔로 앨범을 밀리언셀러로 만들었으며 지민은 솔로 앨범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한국 솔로 아티스트 최초 ‘핫 100’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K팝 탄생 이래 가장 찬란한 역사를 써 내려간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은 군 복무 중인 몇 멤버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특별하게 치러진다. 소속사에 따르면 12일부터 서울 남산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광화문광장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미디어 아트가 펼쳐진다. 또한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RM이 팬들과 소통하는 코너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와 불꽃놀이가 진행돼 아미(공식 팬덤명)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
‘급’이 다른 10주년을 앞둔 방탄소년단. 비록 완전체로 10주년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멤버들이 모두 군 복무를 마치는 오는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에서 아미와 오랜 활동을 약속한 방탄소년단이 2025년 새롭게 펼칠 2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