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화젯거리 중 하나는 강인권 NC 감독과 외야수 박건우(33)의 '만남'이었다. 박건우는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군(퓨처스리그)에서 전반기를 마쳤다. 경기 외적인 태도 문제로 전열에서 이탈한 그를 두고 강인권 감독은 "고참으로서 실력뿐 아니라 필요한 덕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원팀(one team)에서 벗어난 행동은 안 했으면 했다. (그 부분에서) 박건우에게 아쉬움이 컸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팽팽한 평행선의 연속이었다. 강인권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박건우를 두고 "C팀(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훈련에 임하는 태도까지 보고 받고 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퓨처스에서 경기에 임하고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체크 중"이라고 했다. 박건우는 1군 통산 타율이 0.324로 3000타석 기준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린다. 강인권 감독은 일찌감치 박건우의 2군 성적이 1군 콜업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대신 경기장 안팎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강인권 감독은 한동안 박건우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박건우의 2군 출전 기록(5경기, 타율 0.357)을 보고 받았지만, 대외적인 언급은 최대한 자제했다. 그렇다고 마냥 외면할 선수도 아니었다. 박건우는 2021년 12월 6년, 최대 10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자원. 올해 연봉이 9억원으로 박민우(11억원)에 이은 팀 내 2위이다. 어떤 식으로 갈등을 봉합하느냐가 중요했는데 그런 면에서 올스타전이 중요했다. 박건우가 팬 투표로 올스타에 뽑히면서 1군 제외 후 첫 강인권 감독과의 '공개 재회'가 성사된 것이다.
이날 나눔 올스타 7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박건우는 1회 우전 안타를 때리고 1루를 밟았다. 때마침 1루 주루 코치로 나가 있던 강인권 감독에게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감독과 선수는 올스타전에 앞서 기념사진을 함께 찍는 듯 그동안의 갈등 양상이 많이 수그러든 모습이었다.
다만 박건우는 올스타전을 앞두고 "강인권 감독님을 일찌감치 만나 뵙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과의 (개인적인) 대화라 (취재진에게) 따로 말씀드릴 건 없다"며 "팬분들이 뽑아주신 자리이니 오늘은 즐기다가 갔으면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의 기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건 감독이기 때문에 발언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NC는 전반기 막판 타선의 기복이 심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반기를 4위(39승 1무 38패)로 마쳤지만, 5위 롯데와의 승차가 1경기에 불과하다. 오는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으로 후반기를 시작한 뒤 곧바로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이 예정돼 있다.
박건우의 1군 콜업 시기는 언제일까. 일단 '박건우 논란'은 올스타전을 계기로 해빙기를 맞이했다. NC의 출구 전략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