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22)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환하게 웃는 얼굴로 우려를 씻었지만, 현재로서 출전은 미지수다.
PSG는 지난 22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일본으로 출발한 선수단 사진을 공개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과 선수 여럿이 일장기를 펼쳐 든 단체 사진 속 이강인도 있었다. 네이마르 옆에 선 이강인의 얼굴은 매우 밝았다. 마치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듯 환했다.
이강인의 부상을 걱정했던 팬들은 한시름 놨다. 아직 정확한 상태는 알 수 없지만, 우선 아시아 투어에 동행했기 때문이다.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본 팬들은 이강인의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전날 르아브르 AC와 프리시즌 경기에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빼어난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선보였다. 첫 경기치고 동료들과 호흡도 좋았다. 가벼운 몸놀림을 과시하던 이강인은 전반 43분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 아웃됐다.
햄스트링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는데, 예정대로 아시아 투어에 합류했다. 아울러 구단은 이강인의 몸 상태를 따로 알리지 않았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PSG 소식에 정통한 압델라흐 불마 기자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강인이 투어 기간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직 부상과 관련해 검사를 받지 않았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이강인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면 내달 3일 열리는 전북 현대전 출전은 사실상 어렵다. 대개 햄스트링 부상은 수주 간의 회복이 필요하다. 열흘 만에 완전히 낫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더욱이 2023~24시즌을 준비하는 PSG가 이강인을 무리하게 출전시킬 공산은 작다.
이강인이 빠지면 PSG의 한국 투어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일본에 발을 디딘 PSG는 이강인의 입단으로 애초 계획에 없었던 한국 일정을 급히 추가했다. 한국 내 이강인의 영향력을 아는 PSG는 전북과 친선전을 빠르게 추진했다. 다소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PSG가 일본에서 일주일 사이 3경기를 치르고 오는 탓이다. 그러나 강행군을 감수할 만큼, 한국에 들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PSG는 이미 ‘이강인 효과’를 누렸다. 이적 확정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강인의 유니폼 마킹이 동났다. 파리 현지에 사는, 혹은 놀러 간 한국인들이 이강인의 유니폼을 곧장 구매한 것이다. PSG 입장에서는 기량을 보고 데려온 선수가 마케팅에도 큰 도움이 된 셈이다. PSG가 이번 부산 일정을 추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팬들에게도 PSG에서 활약하는 이강인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강인이 빠지면 ‘김샜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PSG는 팀과 갈등을 빚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를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했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인 네이마르도 동행은 했지만, 출전이 불투명하다. 혹여 출전하더라도 출전 시간이 많지는 않을 전망이다. 두 스타의 부재에 이강인까지 뛰지 못한다면, 국내 팬들에게는 비보다.
네이마르는 지난 3월 발목 인대 재건 수술을 받고 재활에 힘쓰고 있다.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르아브르와 프리시즌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아직 실전을 소화할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애초 현지에서도 네이마르의 피치 복귀 시점을 9월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컸다. 일본, 한국에서 네이마르를 못 볼 가능성이 상당한 셈이다.
자연히 이강인과 네이마르가 손발을 맞추는 모습을 7~8월에 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은 PSG 입단 나흘 만에 네이마르와 투 샷이 잡혔다. 실내 훈련을 함께하는 모습이 구단 영상에 잡혔다. 이후에도 네이마르와 훈련 때 껴안으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 이미 네이마르가 이강인의 단짝으로 여겨지는데, 일본 투어 도착 후에도 나란히 옆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앞서 이강인은 브라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1-4 패) 이후 네이마르와 유니폼을 교환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이강인과 네이마르의 투 샷이 화제였는데, 이강인이 유니폼 교환을 먼저 요청했다고 밝혔다. 연이 있는 둘이 PSG에서 만난 것을 두고 국내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실제 둘은 이른 시간 안에 가까워진 모양새다.
아직 피치 위에서 둘의 호흡은 볼 수 없었지만, 정규 시즌에는 자주 볼 확률이 높다. PSG와 계약이 2027년 6월까지인 네이마르는 그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부상, 부진이 겹쳐 팬들에게 미움도 받았다. 방출 혹은 이적을 점치는 시선도 적잖았는데, 앞서 직접 잔류를 공언했다. 네이마르는 “팬들의 야유에도 PSG에 남고 싶다”며 “나는 이번 시즌 PSG에서 뛰고 싶다. PSG와 계약을 맺었다. 팬들의 사랑이 많지 않더라도 난 언제나 침착하다. 사랑이 있든 없든 PSG에 남길 원한다”고 잔류를 천명했다.
음바페는 거취를 두고 잡음을 만들고 있다. PSG는 음바페와 계약을 연장하길 바라지만, 그는 2024년까지 계약을 이행하고 FA로 팀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음바페의 계획대로라면 PSG는 이적 수익을 한 푼도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다.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한 이유다. 견해차가 매우 커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프리시즌뿐만 아니라 올 시즌 시작 전 음바페가 떠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프랑스 RMC 스포르트는 22일 “여러 클럽이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된 음바페 영입을 시도하거나, 이미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첼시와 알 힐랄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알 힐랄은 음바페에게 2년간 4억 유로(5740억원)의 연봉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 상황만 두고 봤을 때, 프리시즌은 고사하고 정규 시즌에도 네이마르, 음바페, 이강인 조합이 실현되기 어려운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음바페의 이적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음바페는 2023~24시즌 벤치에 앉는 한이 있더라도 PSG와 재계약은 원하지 않는다. PSG 입장에서는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올여름에 음바페를 매각하는 게 최선의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 투어에 나선 PSG는 25일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28일 세레소 오사카(일본) 8월 1일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격돌한다. 이강인이 정상적으로 피치를 밟을지에 가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PSG는 아시아 투어를 마친 뒤 정규 시즌에 돌입할 전망이다. 전북전 열흘 뒤인 13일 FC로리앙과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1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이후 툴루즈FC, RC랑스, 올림피크 리옹 등과 차례로 마주한다. 대부분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3시에 경기가 열려 국내 팬들이 실시간으로 경기를 보기에는 불편함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