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보다 한국어를 더 잘 알고 있는 외국인이 '2023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이하 청년의 날)' 축제에서 열린 해외청년퀴즈대회를 빛냈다.
청년 참여형 축제 '2023 청년의 날' 축제가 16일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청년과미래·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를 포함한 이데일리M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특별시의회 등 각 정부 부처와 시의회가 후원했다.
'위너스 플래시몹 챌린지'에 이어 두 번째 행사로 진행된 해외청년퀴즈대회는 한국에 거주하는 만 19세부터 34세 외국인이 참가 자격을 갖고, 약 70여 명이 함께 했다. 외국인 청년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과 문화·사회·역사 이해도 증진 그리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를 위해 기획됐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청년들의 위한 축제의 날을 함께 하길 바라는 의도도 있다.
올해도 6번째 열리는 해외청년퀴즈대회를 빛낸 이들이 있다. 러시아에서 온 한국 생활 8년 차 빅토리아와 5년 차 대학원(고려대)생 송신(중국)이었다.
퀴즈대회는 O·X 퀴즈로 예선전을 치르고, 추려진 인원이 화이트보드에 객관식과 주관식 정답을 직접 기입하는 본선과 결선으로 치러졌다. O·X 퀴즈 시작부터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오징어 게임 관련 문제가 나왔고, 전원 정답을 맞히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5번 문제에서 'CD의 올바른 외래어 표기법은 씨디다'라는 문제로 나오자, 딱 1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O'가 푯말을 들고 있은 진행자 앞에 섰다. 올바른 표기법은 시디였다. 정답은 X.
진행자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졌지만, 답을 맞히며 높은 한국어 이해 능력을 보여준 1명이 있어 퀴즈대회 품격을 높였다. 그는 바로 러시아 출신 빅토리아였다.
본선을 앞두고 만난 빅토리아는 "대학(전남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외국어 표기를 할 때는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아는 게 나와서 맞힐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라고 웃어 보였다.
해외청년퀴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상을 받은 송신씨. IS포토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빅토리아는 결선 첫 번째 문제에서 탈락했다. 케이팝은 다른 이들 만큼 밝지 않았던 빅토리아였다. 그는 '2022년 7월 데뷔한 ADOR 소속 5인조 걸그룹으로, Hype boy, Ditto 등의 곡을 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팝 아티스트'이라는 질문에 결선에 오른 다른 6명과 달린 답을 쓰지 못했다. 장내 사회자조차 빅토리아의 탈락에 놀랐다.
빅토리아의 퇴장을 메운 이는 중국인 송신이었다. 그는 결선 첫 세 문제를 거침 없이 맞혔다. 최종 4명이 모두 틀린 문제(정답 노량 해전)은 넘지 못했지만, 6번째 문제였던 한국어 어휘에서 유일한 정답자가 됐다. '명절을 쇠다'와 '명절을 세다' 중 맞는 단어 쓰임을 묻는 질문이었다. 송신은 유일하게 '쇠다'를 말해 정답을 맞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상(대상)을 받게 된 송신은 "소셜 미디어를 보고 외국인 친구들과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O·X 퀴즈에서 탈락하고 패자 부활전으로 다시 올랐는데 알고 있는 게 계속 나왔다. '명절을 쇠다'를 맞힌 건 이전에 풀어 본 경험이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웃어 보였다. 청년의 날을 함께 즐긴 송신은 "추억을 만들어서 기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