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오른손 투수 박영현이 만 열 아홉 나이에 벌써 세 번째로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박영현은 지난 13일 창원 NC파크에서 치러진 NC 다이노스전에 팀이 5-2로 앞선 8회 구원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시즌 30홀드째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연소 30홀드 대기록. 종전 기록은 2014년 한현희(당시 넥센 히어로즈)가 기록한 21세 3개월 20일로, 박영현은 이를 1년 이상 앞당긴 19세 11개월 2일의 나이로 대업적을 달성했다.
박영현의 최연소 기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1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19세 6일)를 기록했던 그는 지난달 31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28홀드로 단일시즌 최연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작성했다.
더 놀라운 것은 박영현이 홀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현재 박영현은 노경은(24홀드·SSG 랜더스)을 7개 차로 제치고 홀드 부문 1위(31개)에 올라 있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해 리그를 뛰지 못하는 것이 변수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데뷔 첫 타이틀이 유력한 상황이다. 2013년 한현희가 기록한 최연소 홀드왕 타이틀도 박영현이 경신할 수 있다.
박영현의 호투가 계속될수록 류중일 AG 야구대표팀 감독의 미소도 짙어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투수 중 박영현만큼 꾸준한 성적을 이어가는 선수가 드물다. 이대로라면 박영현은 AG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데뷔 전부터 바라던 마무리 보직, 롤모델인 오승환의 뒤를 잇는 국가대표 클로저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다.
AG 대표팀 합류까지 약 닷새. 일단 박영현은 소속팀 KT의 뒷문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남은 닷새 동안 팀의 승리를 더 많이 지키고 더 많은 홀드를 따내 ‘최연소 홀드왕’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고자 한다. KT도 '셋업맨' 박영현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필승조 자원이 적은 상황에서 박영현의 2주 이탈은 KT로선 뼈아프다.
박영현은 "팀에 좋은 투수 형들이 많다. 형들이 (내가 없는 동안) 잘해줄 거라 믿는다"라면서 "대표팀에 가기 전까지 더 잘 던져놓고 가겠다"라면서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