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 테니스 단식 탈락 후 라켓을 부수고 상대 선수와 악수까지 거부해 비난을 산 권순우(112위·당진시청)가 복식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
권순우는 홍성찬(세종시청)과 짝을 이뤄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남자 복식 8강전에 출전한다. 상대는 일본의 하자와 신지-우에스기 카이토다. 이 경기는 해당 코트에서 진행 중인 경기가 늦게 진행됨에 따라 예정보다 많이 늦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권순우는 안정적인 ATP 투어 생활을 위해 금메달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단식에서 충격패를 당해 탈락했다. 복식에서 메달 획득이 유일한 희망이다.
8강전 상대인 일본 조와 비교해 전력에서 우리가 앞선다. 권순우(112위)와 홍성찬(195위)은 세계랭킹에서 하자와(549위) 우에스기(1082)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문제는 분위기다. 권순우가 짧은 시간 동안 멘털을 얼마나 회복했느냐가 관건이다.
권순우는 국내외로부터 많은 비난을 얻고 있다. 지난 25일 단식 2회전에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한참 낮은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에게 1-2(3-6, 7-5, 4-6)로 패한 뒤 부적적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권순우는 패배의 충격 탓인지 경기가 끝나자마자 라켓을 코트에 내리찍었다. 무려 10차례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분풀이했다.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고, 고함치며 항의하는 팬들도 있었다. 이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는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테니스는 경기 종료 후 상대 선수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악수한다. 권순우는 네트 근처로 향하지도 않은 채 자신의 짐을 챙기러 갔다. 상대 선수가 악수를 청하러 다가왔지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상대 선수였던 삼레즈가 분위기를 잃자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거나 화장실에 가서 10분 동안 돌아오지 않는 등 비매너적인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어떠한 행동도 권순우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패배에 대한 충격이든, 자신에게 실망한 영향이든 국제대회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으로 논란을 부추겼다.
권순우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한 선수다. 국제 무대 경험이 풍부한 데도, 상대의 심리전에 휘말려 비난을 자초했다. 간혹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라켓을 부수는 선수도 있지만, 악수를 거부한 건 분명 상대를 무시한 처사다.
결국 권순우는 26일(한국시간) 오후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2회전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 선수와의 경기 종료 직후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과 관중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권순우가 마음을 다잡고 코트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